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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 '몸값 측정불가' 판정‥M&A 가로막는 내부거래 2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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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매각 '태핑'‥86%에 달하는 내부거래 비중이 관건
SK배터리 미래 투자 자금 필요‥성사되면 자금조달 숨통

"내부거래가 너무 많아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할 수가 없다."


최근 SK그룹 계열사 한 곳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합병(M&A) 업계에서 몸값 측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성장과 더불어 급성장하면서 코스피 상장까지 한 회사지만, 계열사 매출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독립적인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이는 비단 SK그룹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재편과 미래투자가 절실한 국내 대기업 집단 전체의 문제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투자 자금 조달 급한데‥과도한 '내부거래' 비중에 시장서 '가치측정 불가' 판정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사업 구조조정 및 자금조달을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배터리용 분리막 생산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내부거래 비중이 8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전체 매출액 6496억원 중에서 SK온, SK온 헝가리, SK배터리 아메리카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액이 5593억원에 이른다.


IB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SKIET의 경우 배터리 계열사인 SK온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너무 커 기업가치 평가 자체가 어렵다"며 "패밀리일때는 품질이 좀 떨어져도 비밀보장이 되고 거래의 편의성 때문에 매출이나 마진이 보장되지만, 제3자가 되면 과거의 매출이나 이익이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IET의 매출 대부분이 SK 배터리 계열사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매각 이후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일정기간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약속하는 등 협상 조건을 달리할 수는 있다.


M&A에 정통한 금융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런 M&A는 독자생존을 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기존 계열사 간 계약을 보장해주는 등 다른 협상 조건이 추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한 SK그룹은 미국 등 해외 공장 증설을 위한 추가 자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SK온이 올해 계획한 시설투자 자금조달 규모는 약 7조5000억원에 달한다.


SKIET 매각이 성사된다면 당분간 자금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막상 시장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2021년 상장한 SKIET는 이차전지 관련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상장 당시 역대급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기업공개 대어로 주목받았다.


SKIET의 현재 주가는 5만원대로 시초가(21만원) 대비 4분의 1토막이 난 상황이다.

대기업 계열사 '몸값 측정불가' 판정‥M&A 가로막는 내부거래 2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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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대 기업집단 내부거래금액 200조원 육박‥기업경쟁력·M&A 가로막는 걸림돌

과도하게 높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으로 인한 경쟁력 및 유연성 저하는 단지 SK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다.


가장 최근 집계인 2022년 말 기준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금액은 196조4000억원이다. 2021년(155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0조5000억원(26%)이 늘었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기업별로 보면 1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였다. 5년으로 기간을 늘려서 보면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자동차다.


대부분의 대기업 집단이 사업 재편이 절실한 상황에서 내부거래는 M&A나 투자유치의 강력한 걸림돌로 지목된다.


A사모펀드 한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으면 세일즈 파이프라인이 다양하지 않아 인수자 입장에선 해당기업에 대한 매력도가 낮아진다"며 "대기업이나 계열사에서 비즈니스 계약을 중단하면 당장 실적에 타격을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과거 사례로 보면 2011년 삼성그룹은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기업 아이마켓코리아를 인터파크에 매각했는데, 당시 아이마켓코리아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삼성 측은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도 아이마켓코리아와의 거래를 상당기간 유지해야만 했다.


SKIET 사례를 통해 그동안 과대평가됐던 대기업 계열사의 가치가 M&A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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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수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과대평가됐던 부분이 M&A 시장에 나와서 정확하게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과도한 내부거래는 소수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의 유연성도 침해한다. 그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성과를 보여왔던 것에 대한 반대급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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