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운명의 날’이 임박한 가운데 투자 업계 사이에서 승인 기대감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 제임스 세이파르트 ETF 분석가들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확률을 기존 25%에서 75%로 3배 높였다. 발추나스 ETF 분석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오후 SEC가 (점점 더 정치적인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180도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소 10곳 업체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청한 가운데 오는 23일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최초 신청한 자산운용사 반에크에 대한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미국 금융 제도권 진입 여부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만큼 업계는 반에크의 승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SEC는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몇 주 전부터 신청 업체에 각종 보완 자료를 요구해 왔고 이는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받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의 경우 이 같은 물 밑 작업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사실상 승인 거부로 자체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SEC의 승인을 위한 보완 자료 요구가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 신청 업체가 이날 SEC로부터 자료(19b-4)를 업데이트해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19b-4는 ETF가 거래소에서 매수·매도를 허용하는 규칙 변경을 SEC에 알리는 데 사용되는 양식이다. ETF 승인에서 핵심 자료로 꼽히는 만큼 승인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컴벌랜드 랩스의 크리스 뉴하우스 분산금융 분석가는 “업계에서 승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온 가운데 SEC가 승인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 확산한 것”이라며 “많은 트레이더가 포지션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더리움 가격은 업계 사이에서 현물 ETF 승인이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자 약 20% 하락 흐름을 보였다. 이달 들어 소폭 상승세 탄 이더리움은 이날 약 14% 급등했다. 이는 1년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다만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불허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매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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