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25.7%→올 4월 36%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51주 연속 상승
갱신 10건 중 6건은 증액…평균 4879만원↑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갱신 비중이 1년 새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전셋값 상승 여파로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가구가 늘었다는 뜻이다. 지난달 갱신계약 10건 중 6건의 계약 건에서 전세 보증금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과 신축 아파트 공급 감소에 따라 향후 전셋값의 상승을 전망하고 있어, 전세 갱신 비중도 점차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가 상승에 전셋집 갈아타기 미뤄
17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건수는 2942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전세 계약 건수(8162건)의 36% 수준이다. 올해 들어 갱신계약 비중은 30%를 웃돌고 있다. 1월 30.7%에서 2월 37.9%로 증가했고, 3월 33.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많게는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1월 29.4%, 2월 28.2%, 3월 25.4%, 4월 25.7%로 20%대를 유지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기존 전세 계약 갱신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이 오르게 되면, 세입자들은 주거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새로운 전셋집을 찾기보다는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09% 올라,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51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지연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지난 1년간 서울 전셋값이 오르면서 오른 시세에 맞춰 전세보증금을 올려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세입자들은 높아진 전셋값에 신규 계약 대신 기존 전셋집 갱신 계약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액 갱신 늘고 감액 갱신 줄고
증액 갱신 비중은 1년 만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갱신계약에서 증액 갱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58%(2942건 중 1710건)로, 지난해 4월(41%, 3568건 중 1456건)에 비해 17%포인트 증가했다. 전세 계약기간을 연장하며 기존보다 전세보증금을 올린 사례가 늘었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지난 1월 54%에서 2월 58%로 올라선 후 줄곧 58%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증액 갱신 1710건을 분석했더니 전세 보증금은 평균 4879만원 늘어났다.
반면 감액 갱신 비중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4월 44%(3568건 중 1567건)에서 올해 4월 25%(2942건 중 733건)로 19%포인트 감소했다. 올해만 놓고 봐도 1월 33%, 2월 28%, 3월 26%로 줄었다. 감액 폭도 지난해 4월 평균 1억1606만원에서 올해 4월 평균 7826만원으로 3780만원 줄어들었다. 전세 보증금 동결 비중은 같은 기간 15%에서 1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신규 물량 급감에 따라 이런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9187가구로 1년 전(3만8804가구)보다 24% 감소했다. 연초(3만4822건)와 비교했을 때도 15.5% 줄었다. 김 연구원은 "기존 세입자들이 전세를 연장하면서 신규로 시장에 공급되는 전세 매물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도 감소하면서 전세가격 상승 추세는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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