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경영권 확보…첨단기술 시너지 노린다(종합)

한국앤컴퍼니, 한온시스템에 1.7조 추가 투입
지분율 과반 장악하며 경영권 확보
'양대 전기차 핵심 기술' 하이테크 기업 도약
한국앤컴퍼니그룹, 재계 30위로 단숨에 진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인수한 배경에는 첨단 기술력으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조현범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타이어부터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까지 전기차 핵심 부품 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3일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구주 지분 25%를 인수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구주 지분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 보유 지분을 인수하며,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하는 지분은 신주 12.2%다.

이를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 자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온시스템 지분을 총 50.53% 보유하고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2대 주주로 남는다. 한국타이어가 이번 계약에 투자하는 금액은 1조7330억원 규모다.

지난 2014년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1조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까지 포함하면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에 투입한 금액은 총 2조8000억으로 확대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조 회장은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그는 10년 전 한온시스템 지분을 처음 인수했을 때부터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타이어, 열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모빌리티 전동화의 선두주자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왔다. 양사의 전동화 차량에 대한 기술적인 연구개발 시너지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에 대한 영업 전략 공유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온시스템 입장에서도 한국타이어 인수는 지배구조의 변동을 최소화하는 카드다. 한국타이어는 기존 1대 주주였던 한앤컴퍼니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초기부터 손발을 맞춰왔기에, 기존 사업·인력 구조를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할 수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인수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말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글로벌 자산총액은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해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타이어, 자동차용 열관리 기술을 보유하면서 전기차 시대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그룹사의 자산규모를 키우는 한편 차세대 기술 기반 추가 사업 확대로 2030년 매출 30조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자동차 열관리 시장에서 일본의 덴소에 이은 점유율 2위 업체다. 자동차 공조 부품업체로 시작해 최근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1986년 만도기계와 포드자동차의 합작사로 출범해 1998년 포드 비스테온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2014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비스테온이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70%를 인수했다. 기존 주주 구성은 한앤컴퍼니가 1대 주주, 한국타이어가 2대 주주였지만 이번 투자 계약 체결로 1·2대 주주 순서가 뒤바뀌며, 경영권이 한국타이어로 넘어가게 된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