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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가격 내리기?…SK하닉·삼성전자 경쟁 부추기는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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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 강화’ 선언과 함께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그 열쇠를 쥔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일각에선 엔비디아가 HBM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우리 간판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자사로 공급되는 HBM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두 기업의 경쟁을 의도적으로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HBM 가격 내리기?…SK하닉·삼성전자 경쟁 부추기는 엔비디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황 CEO와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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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미국 월가와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달 22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뉴욕 증시에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89% 하락한 830.41달러(약 11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이 열린 하루동안 주가는 한 때 5% 이상 떨어지기도 하며 엔비디아의 불안한 현황을 반영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동종업체 AMD,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실적과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받는다. HBM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점도 한몫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3세대 HBM’인 HBM3 D램의 가격이 2023년 이후 5배 이상 올랐다. AI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로선 핵심부품인 HBM 가격이 오르면 개발 단가가 높아지는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엔비디아의 경쟁 유발 분석은 이런 배경과 함께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엔비디아 둘러싼 불명확한 정보

최근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둘러싸고 나오는 각종 정보가 불명확해 의도적인 경쟁 유발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엔비디아가 현 공급사, 잠재적인 공급사 간의 관계를 곧바로 정립하지 않고 군불을 때는 듯한 정보만 흘려 경쟁을 유도, HBM 가격을 내리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 짧게라도 시간을 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급히 만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공급 가능성을 열어둔 뒤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 공급에 대한 명확한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를 움직이게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발표하며 먼저 전면에 나선 것도 이런 엔비디아의 미적지근한 행보를 빼고는 설명이 어렵다.


기술 경쟁도 함께 유발, 긍정 평가도

가격 경쟁의 부대효과로 ‘기술 경쟁’도 쉬지 않고 계속 발생해 장기적으론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들도 업계에서 나온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모두 기술력을 높이면서 HBM을 빠르면서 값도 싸도록 만드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최근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현시점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올해 반드시 턴어라운드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하며 "AI를 활용한 기업간 거래(B2B) 비즈니스가 이제 곧 현실이 된다. 그전에 에너지 소비량은 최소화해야 하고 메모리 용량은 계속 늘어나야 한다. 데이터 처리 속도도 훨씬 효율화돼야 하는데 우리 회사가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삼성전자가 맞춤형 AI 반도체의 턴키(일괄생산) 공급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도 덧붙여 강조했다.


HBM 가격 내리기?…SK하닉·삼성전자 경쟁 부추기는 엔비디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총괄 부사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 CEO가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부스에 있던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 SNS 캡쳐 특히 부스에 전시된 HBM3E 12H(High·12단 적층) 제품에 황 CEO가 남긴 사인을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자사의 HBM 물량이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완판됐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HBM, 실리콘관통전극(TSV) 기반 고용량 D램, 고성능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제품별 업계 최고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는 데도 힘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최근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엔비디아 외 다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HBM 공급 경로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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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고위 임원진이 다음 달 5일 서울에서 열리는 ‘인텔 AI 서밋’에 간다. 이 행사에는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참석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겔싱어와 삼성전자 임원진이 만나 AI 가속기 개발과 이에 필요한 HBM 공급 등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인텔은 자체 AI 가속기를 개발했지만, 시장은 0.5%만 점유하고 있어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HBM 기술 숙련도를 높이고 새 제품 개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파운드리 1위를 달리는 대만 TSMC와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6세대인 HBM4 제품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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