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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정담]"SAF도 국가전략기술로…원료에 개별소비세 면제해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3분 2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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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대한석유협회장 겸 한국·사우디산업통상협회장
"지속가능항공유 시장 2027년 20배 예상…美·日 파격지원
원료용 중유 소비 행위 아냐…제22대 국회 때 개선을
내달 사우디아라비아 방문…한·사우디 가교 역할 할 것"

박주선 대한석유협회장 겸 한국·사우디산업통상협회장은 요즘 정유업계의 최대 숙원인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설비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SAF는 탄소다배출 업종인 정유기업이 내세우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인데, 상용화로 가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뿐 아니라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여야를 막론하고 적극적으로 만나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미국은 설비 투자 등에 보조금 약 3200억원을 책정했고, 일본도 SAF 제조설비에 보조금 2600억원을 지급한다"면서 "해외 주요국들은 SAF에 대해 반도체나 배터리와 같은 수준으로 파격적인 정책 지원을 한다"고 강조했다.


[만보정담]"SAF도 국가전략기술로…원료에 개별소비세 면제해야" 만보정담-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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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는 지난 1월 "탄소중립화에 기여한다"는 문구를 석유사업 관련 법에 명시하는 데 성공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제1조 목적조항에 ‘탄소중립화에 기여하며 관련 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한다는 문구를 추가한 것이다. 이는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박 회장은 "시대적 환경변화에 맞춰 과거 규제 영역이었던 정유업계를 바라보는 행정부와 입법부 시각이 전환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20대 국회에서 부의장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이다. 그는 "경제계에 온 지도 어느덧 1년 6개월이 됐다"며 "정유업계가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을 홍보하고 업계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3월부터 한국·사우디아라비아산업통상협회(한사협) 초대 협회장도 맡고 있다. 암마르 알쿠다이리 전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장을 한국으로 초청해 국내 금융기관과의 면담을 성사시켰다. 사우디 진출 희망기업 지원을 위해 약 10조원 상당의 ‘한국·사우디 성장 펀드(가칭)’를 조성하기로 하고 1차로 30억달러 상당의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6월에는 사우디를 방문해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진출의 가교 역할도 맡는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SAF 사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는데, 업계가 요구하는 사항이 있다면.

▲SAF 시장은 2027년 현재보다 20배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가 SAF를 1월에 조세특례제한법에서 ‘국가 신성장원천기술 사업’으로 지정했고, 산업통상자원부도 2월 ‘2024년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을 위한 탄소중립 품목 중 주력 품목에 포함했다. 하지만 반도체, 이차전지 등이 포함된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에 SAF를 추가 지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항공유 수출 1위국이다. 정유사들도 향후 SAF 생산과 수출 기반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국들은 SAF에 반도체나 배터리와 같은 수준으로 파격적인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원료로 사용되는 중유에 붙는 개별소비세에 업계의 불만이 크다.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면제해야 한다. 국내 정유사는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 연료로만 쓰이던 중유를 수입해서 석유정제원료로 활용해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최종제품 소비 시 부과해야 하는 개별소비세가 원료 단계에서 부과돼 석유제품 원가에 조세부담으로 작용한다. 국산과 수입 제품 간 경쟁력 차이도 벌어진다. 정부에도 개별소비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련 정부 부처에서도 조세법 체계상 잘못됐고 소비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세수 형편이 어렵고 야당이 초과 이득을 거론하며 횡재세(초과이윤세) 부과를 강구하는 상황에서 정유사에 세제 혜택을 주면 횡재세 추진 명분을 줄 수도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제22대 국회가 들어서면 우리 주장 명분과 내용에 결함이 없기 때문에 추진해야 한다고 여야가 (총선 전에) 이야기했다. 조세법률주의 개념에도 반하고 또 우리 업계에 처한 현실을 놓고 볼 때도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문제다.


[만보정담]"SAF도 국가전략기술로…원료에 개별소비세 면제해야" 만보정담-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횡재세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 유가가 오르거나 정유업계 실적이 개선되기만 하면 마치 아무런 노력 없이 불로소득 비슷한 이익을 낸 것처럼 횡재세 부과를 주장한다. 정유업계에선 대표적인 포퓰리즘에 영합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정유업계의 최대 실적만 언급하고 있으나, 정유산업은 분기마다 적자와 흑자가 반복되고 국제유가와 글로벌 수급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매우 크다. 기업 손실에는 지원이 없고 이익에만 중과세한다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원칙에 맞지 않고 공정과 상식에도 어긋난다. 정치권이 정유업계 실상을 간과하거나 왜곡된 시각을 갖고 포퓰리즘으로 접근하는 게 안타깝다. 법인세 외에 횡재세를 부과하면 이중과세가 돼 조세평등주의에 반하고 ‘횡재’의 법률적 개념도 모호해 조세법률주의에도 어긋난다. 주주 이익배당 감소로 주가가 하락해 횡재세 피해가 주주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고유가가 본격화된 2007년부터 17년간 국내 정유사 정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평균 1.8%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류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반면 원유를 채굴하는 해외 석유 메이저 순익 규모는 우리 정유사와 비교해 20배 이상 크다.


-국내 석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생산·수입 액화석유가스(LPG) 간 형평성 개선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LPG에는 석유수입부과금이 부과된다. 2000년 이후 외국에서 수입되는 LPG에는 석유수입부과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정유사와 LPG 수입사 간 형평성 차이를 바로잡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한국·사우디산업통상협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협회장 제의를 받았다. 여러 번 고사했다. 사우디에 대한 전문지식도 부족한데 어떻게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겠나. 그런데도 제안한 측에서 수차례 찾아왔다. 검찰, 청와대, 국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인맥으로 민관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고, 준경제단체인 석유협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고 했다. 우리나라 발전에 이바지해 국민을 잘살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결국 수락했다. ‘사우디 진출 길잡이’로서 한국과 사우디 간 민간 차원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임무다.


-6월 사우디 방문일정이 있는 걸로 안다.

▲먼저 사우디 투자부 초청으로 한사협 임원진이 이달 10일 사우디를 방문한다. 투자부, 산업광물자원부, 통신IT부, 도시농촌주택부, 상무부 장(차)관과 네옴(NEOM) 최고경영자(CEO), 국부펀드(PIF), 아람코 CEO를 만나 한사협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주요 경제협력 과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때 나온 협의사항들을 바탕으로 6월 사우디 진출을 희망하는 100여개 기업으로 대규모 방문단을 구성해 사우디로 간다. 사우디 정부기관, 네옴 등 기가 프로젝트 수행기관, 사우디 투자기관, 우리나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업들을 직접 연결해 우리 기업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단순히 한 차례 미팅이나 양해각서(MOU) 한 번 체결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완전한 계약 절차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할 예정이다. 한국과 사우디에 통합정보지원센터를 설치해 MOU와 계약 체결 기업들에 대해 장기적 사후관리까지 할 계획이다.


-사우디의 투자 환경은 어떤가.

▲일부 언론에서 사우디 현금보유량 부족에 따라 네옴시티가 많이 축소된다고 보도했으나 사우디 투자부 장관 등 현지 정부 고위인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하고 있고 중동 지역의 긴장 관계가 완화되면 곧바로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협회는 네옴 시티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만을 타깃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게 아니다. 사우디 스마트 시티 건설, 도시개발, 나노, 에너지, 의료, 스마트팜 기술, 농업용 로봇, 종자 개량 기술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고 있어 협회의 의도에는 별 영향이 없다. 우리 기업들이 정책이나 법률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와 일부 대형 로펌 등과 협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담=최일권 산업IT부장



정리=최서윤 기자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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