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백일해 예방접종 당부
발작성 기침…어린이 많아 10년간 최다
올해 어린이를 중심으로 발작성 기침을 보이는 백일해 환자가 지난해 대비 3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간 같은 기간 대비 최다 발생이다.
최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지난 24일 기준 올해 백일해 환자가 36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명 대비 33.2배나 늘어난 수치이며, 최근 10년 중 같은 기간 대비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전 최다 발생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의 152명과 비교해도 올해 환자가 2배 이상 더 많다.
연령대별로는 12세 이하 어린이가 216명(59.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13~19세 92명(25.2%), 60세 이상 32명(8.8%)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교육시설 중심으로 집단 발생이 보고된 경남(182명·49.9%), 경기(56명·15.3%) 부산(47명·12.9%) 순으로 나타났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발작적으로 심한 기침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콧물이나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해 발작성 기침으로 진행한다. 백일해라는 이름은 100일 동안 기침(해·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 간다는 뜻이다. 또 기침을 심하게 한 뒤 구토나 무호흡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염 경로는 주로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할 때 공기 중으로 튀어나온 비말(침방울)로 타인에 전파되는데,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1명이 12~17명을 감염시킬 만큼 전파력이 강하다.
질병청은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백일해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예방을 위해서 백신 접종을 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일해(DTaP)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기본접종 3회를 마치고, 생후 15~18개월·4∼6세·11~12세에 추가접종 3회를 해야 한다. 접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일해에 걸리면 주변 친구나 형제자매 등에게 옮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추가접종을 모두 마쳐야 한다.
질병청은 백일해 예방을 위해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외출 후 식사 전후, 코 풀거나 기침·재채기 후, 용변 후 등에는 올바른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기침할 때 코와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지영미 청장은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백일해가 유행하는 추세"라며 "백일해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1세 미만 영아는 적기에 접종하는 게 중요하고, 어린이집과 학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4~12세는 5~6차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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