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하이브가 나를 돈 욕심 있는 애로 만들려고 경영권 탈취 주장"

"하이브의 일방적 약속 파기가 갈등 시작"
"뉴진스 카피는 트리거"
"18% 지분으론 경영권 탈취 불가능"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가 첫 걸그룹을 뉴진스로 하기로 했지만 약속을 깼다"며 하이브 측의 일방적인 약속 파기가 갈등의 시작점이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운함을 넘어서 이것은 도의가 아니라는 저의 기준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신인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 콘셉트를 카피했다'는 어도어 측의 문제 제기는 "약간의 트리거가 된 것"이라고 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 사태와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하이브 측이 민 대표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근거로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사실 모든 대화에는 문맥이 중요한데, 남의 카톡을 맥락 없이 공개했다"며 "내가 어떤 기분에서 얘기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얘기했는지 이런 것들이 다 배제돼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방시혁 하이브 대표가 어도어의 지분율 80%를 가지고 있는 만큼 경영권 탈취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아무리 어떻게 노력을 해도 저는 하이브의 재가를 받아야 된다"며 "그러니까 제 지분(18%)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가령 누구를 데려왔다 하더라도 하이브 컨펌을 받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싱가포르 투자청(GIC), 사우디 국부펀드(PIF) 등에 매각하도록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된 데 대해서는 "다른 친구의 대화도 있기도 하고 저는 이런 분야를 좀 잘 모른다"며 "운영적인 경영을 하는 것과 이런 M&A나 투자는 완전히 다른 분야다. 저는 이 부분에서는 완전 문외한"이라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의 '신인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 콘셉트를 카피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자기 개성으로 어떻게 콜라주하고 또 어떻게 맞춰나가(는지가 중요한) 재창조의 시대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내 거라고 하기 어렵지만 아일릿과 뉴진스의 포뮬러(공식)이 비슷하다"며 "(그룹의) 외형, 느낌 같은 공식이 제 생각엔 문제가 있어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민희진을 돈 욕심 있는 애로 만들려고 경영권 탈취를 주장하고,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저에 대한 편견을 이용해서 얘 인격이 문제야, 그다음에는 얘 성격도 문제고 그다음에는 얘 뭐가 문제야, 이런 식으로 각을 딱 잡아 하나씩 딱 던지는데 너무 잔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 대표는 이번 분쟁 사태를 계기로 뉴진스 멤버들과 더 끈끈한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진짜 죽어야 되나? 순간 뭔가 약간 살짝 이상했던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그때 귀신같이 애들이 전화를 했다. 위로가 안 될 줄 알았는데 애들이 막 울고. 애들이 계속 막 사랑한다고 얘기하는데 죽고 싶다는 마음이 비껴가더라. 이거 '(뉴진스) 팔이' 하려고 제가 지금 이런 얘기하는 거 절대 아니고 그게 사실이라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