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40대 인플루언서 조명
백화점 VIP 과시하더니 빚지고 입금 안 해
"돌려막기하다 자폭"…사기 혐의 검찰 송치
1만2000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지역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따르면 패션 인플루언서인 4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명품 가방을 판다고 하거나, 명품 구매 대행을 해준다는 식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백화점 VIP라는 사실을 과시하며 머리핀부터 옷과 가방까지 각종 명품으로 치장된 사진을 올리는 인플루언서였다. 그런데 실상은 딴판이었다. A씨에 대해 금융사기 조회 사이트에 접수된 신고 사례만 12건으로, 피해 금액은 약 8800만원에 달했다.
사기 수법은 다양했다. 먼저 자신의 물건을 거래하기로 하고 돈만 가로채는 방법이 있었다. 한 피해자는 “올해 1월 (A씨가) 자신이 가진 가방과 옷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사진을 보내줬다”며 “예전에도 구매했던 적이 있기에 믿고 샀는데, 물건을 보내주기로 한 날에 남편이랑 싸웠다며 차일피일 미뤘다”고 전했다.
결국 두 달이 지나서야 물건이 도착했는데, 수백만 원대 가방이 아니라 엉뚱한 니트가 도착했다고 한다. 이에 A 씨에게 따지자 이번에는 "택배를 잘못 보냈다"는 답이 돌아왔다. 화가 난 피해자가 환불을 요청했으나 여러 변명을 대며 미뤘다고 한다.
해당 피해자는 “사는 데 여유가 있어서 비싼 물건을 판다고 생각했는데 가족, 자식 사진을 다 올려놓고 사기를 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돌려막기를 하다가 그게 안 되는 상황이 되니 자폭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명품 구매대행을 해준다면서 돈을 챙기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700만원대 명품가방을 280만원에 저렴하게 사준다는 A씨 말에 두 개를 사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돈을 보냈는데 물건은커녕 환불조차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빚으로 쌓아 올린 'VIP'…"쇼핑 중독 같았다"
A씨가 과시한 ‘백화점 VIP’ 명성 역시 빚으로 쌓아 올린 것이었다. 백화점 직원은 “VIP와 (매니저는) 친분을 은근히 쌓는다. 나중에는 ‘매니저님이 카드 긁으면 내가 (돈을) 넣어드릴게요’라는 식으로 한다”며 “(A씨가) 작년 8월부터 결제를 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입금을 미루면서 A씨가 내놓은 핑계는 ‘엄마가 혈액암이다’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했다’ 등이었다.
이에 제작진이 A씨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그는 “제대로 알아보고 전화한 것 맞냐. 보이스피싱 아니냐”라면서 “너무 억울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또 A씨 남편은 “돈 문제가 있던 건 맞지만 다 해결된 줄 알았다”고 했다. 이후에야 A씨는 제작진과 만나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옷 욕심이 너무 많아서 쇼핑 중독 같았다. 병적이었다”며 “쭉 많이 샀다. 돈도 부족해서 그랬다”고 털어놨다.
A씨는 3월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백화점 직원에 따르면 A씨는 최근까지도 ‘공황 극복 여행’을 간다면서 코트를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등 문제 해결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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