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정품 대신 중고로…아이폰 15부터 수리비 싸진다

애플, 아이폰15부터 중고 부품 수리 허용
액티베이션 잠금 기능도 부품까지 확대

높은 비용 탓에 '돈 먹는 하마'라고 불렸던 아이폰 수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전망이다. 아이폰의 제조사인 애플이 아이폰 일부 기종에 대해 정품이 아닌 중고 부품으로도 수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15 프로 맥스, 아이폰 15 프로. [사진=아시아경제 강진형 기자]

11일(현지시간) 애플은 기존 수리 프로세스를 개선해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15부터 중고 정품 부품으로 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수리 가능 부분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카메라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될 아이폰의 생체 인식 센서도 포함됐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가 자신의 기기를 수리할 때 '부품 페어링'을 거쳐 새로운 정품만 구매해 수리를 맡기는 구조를 유지했다. 기기 일련번호와 일치하는 정품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새로 장착한 부품을 확인할 수 없다는 알림이 뜨도록 설정해놓은 것이다. 심지어는 일부 기능은 정품 부품으로 교체한 것이 아닐 경우 아예 작동을 멈추기도 했다.

이번 개선을 통해 애플은 중고 부품에 대해 이런 알림을 전면 없애고, 이용자가 수리점에서 부품을 주문할 때는 기기의 일련번호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중고 부품으로 아이폰을 수리한 기기는 설정 앱의 부품 및 서비스 내역 세션에 해당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추후 중고거래 시 생길 수 있는 불상사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애플은 아이폰이 도난당했을 때 기기 사용을 방지하는 '액티베이션 잠금(Activation Lock)' 기능을 부품까지 확장했다. 애플 측은 "액티베이션 잠금이 활성화된 다른 기기에서 확보한 부품으로 수리할 경우 그 부품의 기능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인 존 테네시는 "지난 2년간 우리는 사용자의 보안과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중고 부품으로 수리가 가능하도록 제품 설계에 혁신을 거듭해왔다"며 "이번 수리 프로그램 확대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제품과 부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