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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이회사 저회사 도는 제약사 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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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이회사 저회사 도는 제약사 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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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임원 교체가 잦다. 10년쯤 전부터 자주 뽑고 빨리 내보내는 회사로 제약업계에서 유명했다. 한미약품 퇴직 임원 전문 헤드헌터가 성업했을 정도다. 그 시절 영입됐던 전직 임원은 “1년 지나고 보니 기존 임원들은 안 보이고 신입 임원이 내 뒤로 줄줄이어서 내가 고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임원 사내 이동이 많다. 실무 임원은 40대 후반을 전성기로 보고, 50대가 되면 현업에서 후선으로 물리는 것이 오랜 인사 관행이라고 이 회사 고위직 출신은 전했다. 실무에서 물러나고 다른 제약사 현업으로 이직한 대웅제약 출신이 수두룩하다.


두 회사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업계는 임원급 자리바꿈이 흔하다. 지난해 연구개발 부문만 해도 유한양행, 종근당, 보령, LG화학 등 상위 제약사 출신 여러 명이 타사로 가거나 타사에서 왔다. 새 책임자를 영입하면서 담당업무 조직도를 다시 그린 회사도 많다.


조직과 인력의 유연한 운용은 젊고 신속한 경영을 가능하게 해준다. 한미약품은 신입사원 채용에 유튜브를 활용해 지원자를 크게 늘렸다. 대웅제약은 패션업체와 협업으로 곰 티셔츠와 골프채 커버 같은 굿즈를 출시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다.


사람을 오래 두지 않는 풍조의 부작용도 있다. 경쟁사에 기술 관련 소송을 당한 제약사에서, 기술 책임자가 경영진에게 부적절한 대접을 받자 "어차피 오래 못 다닌다"며 즉시 퇴사하고 경쟁사로 옮겨가 친정 상대 소송 승소에 기여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한미약품은 몇 년 전 신임 최고위 임원이 조직과 인력에 칼을 휘두르더니 자신도 얼마 뒤 회사를 나갔다. 올 들어 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 모녀와 임종훈·종윤 사장 형제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터지자, 어느 쪽이 이기면 누가 복귀해 칼을 다시 댈 것이라는 수군거림으로 회사 주변이 뒤숭숭했다. 경영권을 잡은 형제가 성과와 능력에 기반한 탕평 인사를 해야 회사가 흔들리지 않고 모자 공동대표 체제로 덮어놓은 화산이 재폭발 않을 것이라고 제약업계는 본다.


상장 제약바이오 매출액 상위 30사의 평균근속연수는 7.8년에 불과하다(2022년 금융감독원). 같은 해 시가총액 200대 기업 평균 9.4년에 못 미친다. 제약바이오 인력이 업계 내 이 회사 저 회사를 빙빙 돌 수 있는 근본 이유는 국내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거기서 거기인 복제약과 해외 도입약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어느 회사나 대동소이하니 다른 회사로 옮겨도 하던 일을 비슷하게 하면 된다. 그러니 경영자는 임원이든 직원이든 자체 인재양성보다 경쟁사 인력 스카우트로 손쉽게 빈자리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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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풀의 두께 자체가 얇은 것 외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꼽는 인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이 '잦은 이직과 퇴직'이다(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조사). 제 도끼로 제 발등을 찍고 있다. 우리 회사가 빼내오고 내보내니 다른 회사도 빼내가고 데려간다. 그 나물에 그 밥인 복제약에 기대서는 사람 빼내쓰고 버리기 유혹을 버릴 수 없다. 오리지널 제품 개발에 더 힘쓰면서 이에 필요한 자체 인력을 길게 보고 양성해야 자사와 업계 전체가 내실있게 성장한다.




이동혁 바이오중기벤처부장 d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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