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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두 팔 없는 승객에…"장애인 증명해라" 요구한 中 역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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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없는 시민 무료 탑승 거부
"둘 다 경직된 제도의 피해자다"

두 팔이 없는 중국 남성이 열차 여행 중 무료 탑승 혜택을 받으려다가 철도 직원에 제지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직원은 남성에게 장애인임을 '증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현지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의 한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두 팔이 없는 남성인 리펑창씨는 이날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지하철역 입구 앞에 들어섰다.


그때 한 직원이 그에게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고 싶다면 정부가 발행한 장애인 통행권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리씨는 문서를 깜박 잊고 가져오지 않았지만, 자신은 증거를 제시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직원은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리씨의 무료 탑승을 거부했다.


누가봐도 두 팔 없는 승객에…"장애인 증명해라" 요구한 中 역무원 손 대신 발로 지하철 티켓을 찍는 리펑창씨 [이미지출처=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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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직원은 리씨의 지하철 이용 티켓값을 자신이 내겠다고 했지만, 리씨는 직원의 제안을 거부하고 스스로 티켓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두 팔이 없는 리씨가 자신의 발을 이용해 티켓을 인증하고 플랫폼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인다.


이후 리씨는 이날 벌어진 일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더우인'에 게재했다. 리씨에게 일어난 사건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공분을 터뜨렸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우한 지하철 측은 리씨에게 사과를 전했으며, 앞으로 지하철 내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이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자신의 장애를 증명해야 한다니 너무 잔인하다", "융통성이 없다" 등 비난이 빗발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씨와 철도 직원 모두 경직된 규칙의 희생자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누가봐도 두 팔 없는 승객에…"장애인 증명해라" 요구한 中 역무원 [이미지출처=웨이보]

리씨는 영상을 올린 이유에 대해 "직원을 비판하려 함이 아니다"라며 "장애인을 위한 좀 더 인간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를 비롯한 장애인들은 집을 나설 때마다 힘든 일을 겪곤 한다"라며 "우리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규칙들은 장애인을 배제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리씨는 수영 선수이며, 수영장 개발 기업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그가 보유한 기업 직원 중 70%는 리씨처럼 장애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업 직원들도 자신처럼 출퇴근을 할 때마다 다양한 불편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SCMP는 중국 당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 내 장애인 인구가 8500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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