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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억 베팅' 가평휴게소, 알고보니 '쪽박'…SPC의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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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임대료 258억…풀무원 밀어낸 SPC
SPC삼립 가평휴게소,130억대 '운영권손상'

SPC삼립이 2600억원을 베팅한 '가평휴게소' 운영권이 최근 2년간 100억원 넘는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SPC삼립이 예상보다 높은 입찰가를 써내면서 기대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8일 SPC삼립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가평휴게소의 사용권 자산에 대한 손상차손 75억6200만원을 반영했다. 사용권자산 손상차손은 수익 악화로 미래에 창출할 현금 흐름이 사용권자산의 장부상 금액보다 적다고 판단할 경우 반영한다. 임차를 통해 얻는 수익이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위치한 가평휴게소는 SPC삼립이 2019년 7월 컨세션 사업(공항과 철도·휴게소 등 다중이용시설의 매장 재임대)을 수주한 뒤 같은 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민자 도로 사업자인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식회사 측에 10년 동안 임대료 2580억원을 분할 납부하는 조건이다.


SPC삼립은 2020년 사업보고서에 가평휴게소의 사용권자산 2260억원을 포함한 2315억원을 유형자산으로 반영했는데, 이듬해부터 매년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2021년 이 휴게소의 사용권 가치는 27억여원이 감액된 데 이어 2022년 30억여원, 지난해 75억원 넘게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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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SPC삼립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4333억원과 91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 넘게 감소한 502억원으로 축소됐다.


SPC삼립은 김천(양방향)과 진주(부산방향), 황전(양방향), 용인(양방향), 가평(양방향) 등 5곳에서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사업을 하고 있다. SPC삼립은 기존 운영하던 김천, 진주 등의 휴게소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4년 내 가평휴게소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등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자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하지만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휴게소 사업이 포함된 SPC삼립의 푸드사업부문 매출은 7653억원으로 전년(7980억원) 대비 4%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억원으로 전년 139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SPC삼립의 휴게소 사업에서 인건비와 에너지 등 운영 관련 비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SPC삼립이 운영하는 휴게소의 전체 매출액 전망치는 2420억원. 이를 5개 사업장으로 나누면 사업장별로 500억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가평휴게소가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에 따라 이보다 높은 8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손상차손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PC삼립이 가평휴게소 입찰 당시 가격을 높게 써내면서다. SPC삼립의 임대료는 연 258억원이다. 기존 가평휴게소 운영자였던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임대료로 연 100억원 전후를 냈다.


업계에서는 H&DE가 써낸 160억원(매출의 32% 수준) 정도를 적정가로 보고 있다. H&DE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SPC삼립은 연 100억원 이상의 웃돈을 주고 휴게소 운영권을 딴 셈이다.



장기적인 사업성에서도 여전히 의문 부호가 달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여행수요가 크게 늘었다지만 국내 여행객이 해외여행의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고물가 영향으로 국내 숙박시설이나 레저 시설은 물론, 휴게소도 방문객 수 등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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