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과 경북 울진에 각각 조성되는 신규 국가산업단지(이하 국가산단)가 지방권 최초로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받아 추진된다. 정부는 이들 국가산단이 기업 수요를 확보한 만큼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연내 예타 면제가 완료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오전 서울역에서 전남도, 경북도, 고흥군, 울진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국가산단 입주 희망 기업들과 입주 협약식을 개최했다. 지난달 14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고흥·울진 국가산단 예타 면제 추진'과 스무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이 지시한 '고흥 국가산단 예타 면제 적극 추진'의 후속 조치다.
통상적인 입주 협약과 다르게 국가산단 지정권자인 국토부 장관이 직접 협약식을 주재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입주 수요 확보, 기업 수요를 반영한 산단 계획 수립, 지방자치단체 지원사항을 한 번에 다뤘다.
고흥군 봉내면 예내리 일원(173만㎡)에 들어서는 우수발사체 국가산단은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 강국 도약을 위한 '우주발사체 산업' 혁신 거점을 지향한다. 우주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상 중요한 '클러스터 삼각 체제' 중 발사체 특구로서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다. LH와 전남개발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며, 우주발사체 관련 앵커·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비츠로넥스텍, 이노스페이스, 동아알루미늄(이상 발사체 제조 관련), 세일엑스, 더블유피, 우리별, 파루(이상 전기.통신장비 제조 관련) 등 8개 기업이 입주 협약을 체결했다.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은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일원(158만㎡)에 조성된다. 원전 전력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에 특화되며, LH와 경북개발공사가 사업을 시행한다. 개발 구상안에 따르면 수소 산업 전 주기 생태계를 조성하고 수소·전력 다사용 기업을 유치해 수소 활용 기간산업 연계 및 울진(수소 생산)~동해(수소 저장·운송)~삼척(수소기업 육성)~포항(수소연료전지)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수소 경제벨트 강화에 기여한다. 이번 협약식에서 수소 저장·운송·활용 관련 효성중공업과 수소 생산 플랜트 구축 관련 삼성E&A(구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GS에너지, 롯데케미칼, 비에이치아이 등 총 6개 기업이 입주를 약속했다.
박상우 장관은 "산단 조성은 단순 부지 조성을 넘어서 규제 개선, 기존 거주민 보상 및 이주 등 이해관계자 설득, 기업 유치,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적기 연계 등을 총망라하는 고난도의 행정 종합예술"이라며 "5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국토부가 주도해 산단을 신속하게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흥·울진 국가산단은 15개 신규 국가산단 중 지방권 최초로 추진하는 예타 면제 산단으로, 국가 경제 및 지역 균형발전을 이끄는 핵심 산업 거점이 될 것"이라며 "나머지 국가산단도 예타를 신속히 처리(7개월→4개월)해 지역별로 특화된 첨단산업 거점을 신속히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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