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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배상]과거 기준과 다른점은?…평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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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별·투자자별 요인 복합적으로 고려…배상비율 "0~100%"
DLF 사태 최종 배상비율은 '20~80%'…세분화되고 엄격해져
전문가들 "분쟁조정엔 도움, 투자경험자까지 배상은 '손실의 사회화'"
가입자·정치권 "불완전판매 충분하게 반영 못해" 비판

[홍콩ELS 배상]과거 기준과 다른점은?…평가 엇갈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홍콩H지수 연계 ELS 대규모 손실 관련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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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내놓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기준은 '판매자별 요인'과 '투자자별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과거 파생결합상품(DLF) 배상 당시 때보다 세분화되고 엄격해졌다.


전문가들은 금감원은 이번 배상 기준안이 판매채널, 투자경험, 투자금액 등을 가감 요인에 포함해 분쟁조정과정에 실효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금감원이 선제적으로 지나치게 가감 항목을 세분화해 판매사와 투자자간 분쟁소지를 되레 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권, 투자자, 금융권의 평가도 다소 엇갈렸다.


11일 발표된 금감원의 홍콩ELS 배상기준안은 2018~2019년 사모방식으로 7950억원어치를 판매한 DLF를 포함해 라임, 옵티머스 등 사태 때와는 다른 기준으로 설계됐다. 상품구조가 매우 복잡한 DLF에 비해 비교적 정형화되고 대중화된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홍콩ELS는 2003년 2월부터 지속적적으로 판매돼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18조80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공모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졌고,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고, 재투자 비중도 높았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20~80% 범위에서 최종 배상 비율을 결정했던 DLF 사태 당시와 달리 홍콩ELS에 대해서는 기본배상비율이 책정되더라도 가감 요인을 반영해 상하한 한도를 없앴다. 이론적으로는 0~100% 범위에서 최종 배상률이 산출되도록 한 것이다. 은행을 통한 가입자라고 해도 돌려받을 수 있는 배상금이 없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판매사의 내부통제부실에 대한 배상비율도 과거 DLF사태 때에 비해 낮아졌다. DLF 사태 당시 내부통제부실에 대한 배상비율은 최대 25%였는데 이번 기준안에서는 최대 10%로 줄었다. 이에 금감원은 DLF 사태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금소법이 시행됐고 이에 따라 판매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이를 상당부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실제 판매과정에서 기본적인 설명의무나 녹취의무와 같은 형식적 법규들은 상당 부분 준수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DLF사태 만큼 내부통제 부실이 크다고 보기 어려워서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으로 배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에 비해 배상기준이 엄격해진 만큼 평균 배상 비율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DLF 사태 당시 배상비율은 40~80% 내에 주로 분포한 반면 홍콩ELS 배상비율은 20~60% 내에 주로 분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홍콩ELS 배상]과거 기준과 다른점은?…평가 엇갈려 30일 국회 소통관에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이 국회의원들에게 보낼 탄원서가 놓여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엇갈린 전문가 평가 "분쟁조정 과정엔 도움…투자경험자까지 배상은 납득 어려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분쟁조정기준이 일선 금융사들의 분쟁해소과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 사태 이후 금융감독의 방향이 금융상품 설계와 판매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DLF 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투자자도 책임이 있으니 100% 보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다만 금융상품 판매제도 개선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이미 금융 규제가 강한 만큼 방향성이 규제 강화라면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나치게 강하게 개선하면 금융산업 발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판매사가 자체적으로 판매를 노인 등에게 제한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18조원 규모로 판매가 이미 이뤄진 상황에서 나온 뒤늦은 대책이어서 아쉽다"면서 "공모판매 비중이 큰 상품인 만큼 과거보다 자세한 기준이 제시돼 금융사-투자자 분쟁조정 과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성적인 항목에 산술적으로 가감 기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 금감원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감원이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이기는 하나 ELS 가입횟수 등 분명한 근거없이 차감항목을 설정하는 등 과도하게 명확화한 측면은 아쉽다"면서 "은행과 고객의 의견이 큰 가운데 금감원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투자경험이 있는 투자자에 대한 배상은 손실을 사회화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ELS에 가입한 법인이나 투자경험이 있는 투자자의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을 몰랐을 리 없는데도 배상한다는 것은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와 다름없다"면서 "앞으로 은행에서 이런 파생상품은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홍콩ELS 배상]과거 기준과 다른점은?…평가 엇갈려

가입자·정치권 "불완전판매 고려 부족"…금융권 "법률검토 후 최종 배상까지 상당시간 예상"


가입자들과 정치권에선 여전히 ‘불완전판매’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당국이 세부적인 부분을 신경 썼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법률검토로 인해 최종 배상안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21년 1월 6억원 규모 상품에 가입한 피해자 A씨는 "사기를 쳤는데 사기 친 경중에 따라서 (배상)한다는 건 틀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원금 보상을 받아야 하고 그다음에 (정신적) 피해 배상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투자 가입 경험과 상품 이해도에 대한 판단 기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가입자도 있다. 2015년부터 예금자 보험금 지급 한도인 5000만원씩 34차례 가입한 B씨는 "예·적금이라고 생각해 더 조심하고 (예금자보호 보험금의 한도를) 신경 쓴 건데 가입 횟수가 많다고 배상 비율을 깎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조정기준에 따르면 ELS 상품을 34회 가입할 경우 배상 비율이 5%포인트 차감한다. 경험이 많은 만큼 투자 손실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B씨는 특히 "과거 지연 상환된 적 있지만 '괜찮으니 기다려라'는 말만 들었다"며 "어차피 3년 만기니까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 지나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연 상환 경험이 있으면 ELS 상품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해 배상 비율이 5%포인트 추가로 줄어든다.


홍콩ELS 사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던 정치권에서도 노년층 가입 등에 대해 불완전판매가 인정되면 완전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피해자 중 65세 이상 가입자나 치매 노인 같이 불완전판매가 확실하게 인정되는 경우에는 100% 보상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는 DLF 손실 사태보다 더 불완전판매가 확실한 것으로 보여서 당시 배상안보다 낫지 않으면 피해자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은행권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과거 DLF 분쟁조정안과 달리 세부 조정이 가능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가입 계좌가 39만6000계좌에 이르고 이중 고령 개인투자자의 계좌가 8만4000계좌에 달해 신속한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DLF 때는 일괄적으로 최저-최대치를 설정하고 여기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했었다"며 "이번 ELS 분쟁조정기준안은 굉장히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판매사와 고객 모두를 고려해 케이스별로 접근할 수 있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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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정안이 발표됐음에도 법률검토가 필요해 배상 확정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오늘 발표된 조정안을 보면 가입자별로 워낙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하다 보니 케이스마다 추가적인 법률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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