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5만원→한 달 만에 1만6000원
1~2월 수요예측서 희망범위 상단 공모가 산정 100%
공모가와 주가 괴리율 클수록 '투자 신중' 조언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공모가 거품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홈퍼니싱 유통업체 스튜디오삼익은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상장 이후 연일 신저가를 다시 쓰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삼익 주가는 지난달 6일 상장 첫날 기록한 신고가 5만2600원 대비 한 달 만에 69.3% 하락했다.
2017년 설립한 스튜디오삼익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자체 브랜드 제품을 제공하는 온라인 홈퍼니싱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별도 제조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제조 협력업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상품을 기획부터 출시까지 한 달 만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획능력과 생산역량을 보유했다. 생산지직배송(D2C) 물류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 46.5%를 기록했다. 동종업계 평균 성장률 3.1%를 웃도는 성장 속도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지난 1월17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 967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 희망범위인 1만4500~1만6500원을 초과한 1만8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투자가 10곳 가운데 9곳이 2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상장을 주관한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신청 수량의 99%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 가격을 제시했다"며 "시장친화적 공모가로 일반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공모가를 1만8000원으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흥행몰이를 이어갔다. 청약 경쟁률 2650대 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은 5조원에 달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88.9% 오른 5만2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는 5만2600원까지 올랐다가 3만9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주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을지 몰라도 상장 첫날 높은 변동성을 기회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는 손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로도 반등다운 반등은 나오지 않았고 주가는 연일 뒷걸음질 쳤다. 전날 주가는 1만6040원까지 내렸다. 상장 주관사가 공모가 희망범위를 제시하기 위해 산출했던 주당 평가액 2만526원을 밑돈다. 주관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바탕으로 스튜디오삼익 적정 기업가치를 900억원으로 평가했다. 상장사인 지누스, 시디즈, 오하임앤컴퍼니 등 3개사를 최종 유사회사로 선정했고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8.9배를 적용했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 19.6~29.4%를 적용해 공모가 희망범위를 1만4500~1만6500원으로 제기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높아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첫날 변동폭을 확대한 이후로 공모주 청약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며 "희망범위를 초과한 공모가 확정 비율이 높아질수록 고평가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수요예측을 거친 공모가 확정현황을 살펴보면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중이 100%다. 지난 1월과 2월 새롭게 입성한 상장사의 평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183.5%에 달했다. 상장 첫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높은 시초가를 형성하고 거래 대금도 늘어나지만 이후 주가는 공모가를 수렴해가는 신규 상장사가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규주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공모가와 괴리가 커질수록 주가가 하락 전환했을 때 지지선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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