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여왕 흉상 받침대에 비속어 새기기도
환경운동가들이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예술품을 훼손하는 등 '테러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흉상에 잼과 수프를 붓는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난 3일(현지시간) 오전 11시 55분께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그로브 미술관에서 여성 2명이 빅토리아 여왕의 흉상을 훼손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환경단체 '디스이즈리짓'(This Is Rigged) 활동가로 파악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은 흉상이 놓인 받침대에 스프레이로 비속어를 새겼고, 다른 여성은 흉상에 잼과 수프를 부었다. 이들은 "우리는 빅토리아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괴혈병, 구루병 등 기아로 인한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 "식량은 인간의 권리" 등의 주장을 외쳤다.
이 여성들이 속한 단체는 SNS를 통해 "흉상에 미친 피해는 우리 지역 사회에 가해질 피해에 비하면 무시할 수준"이라며 자신들이 요구하는 식량 정책 변화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이런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경찰 대변인은 "3일 오전 켈빈그로브 미술관에서 기물파손혐의 등에 대한 신고를 받았다"며 "23세, 30세 여성 2명은 이 사건 이후 체포돼 기소됐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추후 법원에 출석하기로 약속하고 석방됐다"고 전했다.
이 사건 직후 미술관은 작품 복원을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가 다시 문을 열었다. 미술관 측은 "영구적인 손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세계 각국에서는 환경보호를 명목으로 미술작품에 테러를 가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스웨덴에서 기후활동가 2명이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의 작품에 페인트를 묻혔다가 경찰에 연행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 작품에는 보호 유리막이 설치된 상태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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