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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타그램]말할 수 없는 것들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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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이 넘치는 나라에 말의 계절이 왔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 세계는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논리철학논고’)는 한 문장으로 쉽게 인용되곤 한다. 학문적 인용보다는 "모르면 말하지 마라"는 식으로 상대의 말문을 막기 위한 무기로 각광받는다. 욕망을 실현하는 수단에 능할수록 언어를 축약하면서 본질을 흐리는 능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선동의 성패는 단어의 선점에 달렸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선점하는, 말이 아닌 말을 앞세우는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은 철학적 명제로 적용되지 않을 뿐, 오히려 철학이 더 나가야 할 숙제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신비한 것은 오히려 말할 수 없는 것에 있다'고 만년의 비트겐슈타인도 인정했듯이 (철학적) 언어의 외부에 존재하는 세계가 더 방대하고 복합적이다. 진실은 언어의 바깥에 있지만, 사람들은 언어로 진리의 성을 세우고자 한다. 세계의 실상 또한 말의 관장을 받지 않는 곳에 더 크고 견고하게 있다. 언어 또한 불완전해서 복잡하고 모호한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끝없이 변하고 부분적으로는 발전하고 그만큼 파괴되기도 한다.


[언스타그램]말할 수 없는 것들의 말 창틀 속 유리는 밖을 내다 보는 창이면서 안쪽을 비추는 거울이다. 말도 그렇다. (서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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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말할 수 없는 것들도 말하고자 하는 욕망을 포함하고 있지만, 정확한 언어의 사용자는 말할 수 있는 것만을 말하면서 말할 수 없는 것을 그림자처럼 보여준다. 간접적 언어는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에게만 도달해 읽힌다. 천문학자들은 원소 주기율표에서도 별의 폭발과 충돌, 생성과 소멸의 폭풍을 본다고 했다. 언어가 지시하는 개체의 나머지 부분에 숨어 있어서 보이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세계는 우주까지 확장된다. 하이데거가 말한 '언어의 그물망'으로 포획할 수 없어도 인식하는 사람에게만 인식되는 더 큰 본질적 세계는 보이는 것 너머에 있고 말할 수 없는 것들 속에 있다. 하이데거를 연구한 철학자 이기상 교수는‘신화의 시대에는 인간의 언어로 파악될 수 없는 것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로고스 시대로 오면서 언어로 파악되는 것만을 인정함으로써 인간들은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존재와 시간')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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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고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들은 말을 하면서 말하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기도 한다.



[언스타그램]말할 수 없는 것들의 말 나무는 땅 위에도 있고 물 속에도 있다. 진짜와 가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다. (성남, 2021)



허영한 기자 youngh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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