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가들, 회의만 많이 할 뿐"
"마크롱, 요실금 하듯 말을 흘려대"
유럽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병 필요성을 시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에 러시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이 매우 위험한 발언을 너무 쉽게 하고 있다고 비난하거나 생각이 없어보인다는 조롱식 발언까지 나왔다. 앞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현실화 돼 발트해 일대에서 러시아와의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구와 러시아간 직접 충돌 위험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유럽을 위해 더 합리적이고 안전한 생각을 하는 데 머리를 써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과 군수품을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연합을 만들겠다고 밝힌 것은 자살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를 위한 미국 및 유럽연합(EU) 가입국간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견 방안과 관련해 "배제할 수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함께 우크라이나에 군수품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새로운 연합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은 분명히 회의를 많이 하고 있으며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모든 종류의 회의 소집에 지나치게 열성적"이라며 "하지만 유럽은 늘 회의는 많이해도 뭔가 구체적인 결과를 만든 적이 없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 회의 때도 개발도상국에 에너지 전환 비용 1000억달러를 지원해준다더니 그 3분의 1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좀더 원색적인 표현으로 마크롱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마크롱은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배출되는 요실금처럼 참지 못하고 말 실수를 반복한다"며 "처음에는 머리에 소변이 흘러갔고 말을 자제할 수 없게 됐다"고 조롱섞인 글을 게재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온데다 스웨덴의 나토가입이 사실상 이뤄지며 발트해 일대에서 러시아와 나토간 충돌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라 유럽의 군사적 긴장감은 크게 올라가고 있다. 일단 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파병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부대를 파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외 프랑스를 제외한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들도 앞다퉈 파병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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