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T 공식 출범…합작법인 설립키로
AI 언어모델, 개인비서 서비스 개발
"AI 분야 협력으로 게임체인저 될 것"
SK텔레콤이 해외 통신사들과 인공지능(AI) 연합군을 구성함으로써 디지털 주도권 확보와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 연맹 범위를 확장해 100여곳의 기업과 손잡고 AI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T는 26일(현지시간) 도이치텔레콤 등 유럽·중동·아시아 대표 통신사 4곳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AI 개발 합작법인…"게임체인저 될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 유영상 SKT 사장은 이날 스페인에서 진행 중인 MWC 2024 행사 도중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아랍에미리트(UAE)의 이앤(e&)그룹, 싱가포르 싱텔그룹, 소프트뱅크의 최고 경영자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공식 출범하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합작법인은 통신 특화 AI 거대언어모델(LLM) 공동개발과 사업 협력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각 사는 합작법인에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하고 사업 계획까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금은 한 산업 분야에 특화된 LLM이 해당 분야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시대"라며 "글로벌 통신사들이 텔코 LLM 등 AI 분야 협력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GTAA 창립멤버인 5개 통신사의 가입자 수는 총 13억명에 달한다.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신 특화 LLM을 개발하면 효율적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AI 개인 비서로 활용할 수도 있다. 유 사장은 AI 개인 비서와 관련해 "엄청난 시장이 형성되고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갈망…AI 덕분에 가능"
거물급 통신사들과 손잡은 GTAA 출범으로 유 사장이 목표로 하는 '글로벌 AI 기업'을 향해 한 발 더 내디뎠다. 그는 "항상 글로벌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제조업에선 국제적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왜 서비스 분야에서는 글로벌 강자가 탄생하지 못할까 자책도 했다"면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연합군을 만들어야 했는데, AI라는 모멘텀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 사장은 AI 전환이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통신사들에도 기회라고 봤다. 그는 "얼라이언스를 공고히 해나간다면 AI 주도권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통신사를 GTAA로 끌어들이려 한다"며 "글로벌 커버리지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세 자릿수를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국가당 하나의 통신사가 GTAA에 참여한다는 가정하에 100여곳 이상이 회원사로 함께 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과 MWC 전시장에서 만나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통신 특화 LLM·AI 개인비서 개발
그는 특정 산업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버티컬 LLM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사장은 "모든 산업에는 특화된 버티컬 LLM이 생겨날 것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버티컬 LLM을 만드는 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사업자 간 굉장한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올해 안에 국내에서 AI 데이터 센터 사업을 시작하고, AI 개인비서인 '에이닷'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티빙 등 가입자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우에도 AI 개인비서 서비스가 적용된다면 하나의 플랫폼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쓰면 쓸수록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T는 AI컨택센터(AICC)를 통한 운영 비용 절감도 꾀하고 있다. 김경덕 SKT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장은 "도이치텔레콤의 경우 AICC로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고 비용을 줄이기도 한다"며 "콜센터 비용이 기존 1년에 3조원에서 AI가 적용된 후에는 1조5000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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