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내가 하위 10%? 李, 방탄·복수의 칼 휘두르나…'친명횡재, 비명횡사' 주도"

"이재명, 개인 방탄과 치졸한 복수만 바라보며 칼 휘둘러"

비이재명계 중진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개인의 방탄과 치졸한 복수만 바라보며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맹비난하면서 "탈당 여부는 조만간 밝히겠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히 민주당이 아닌 이재명 대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을 위한 민주당을 지키고자 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본연의 가치를 다잡고 정신을 지키고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하위 10%에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57건의 대표 발의, 100%에 가까운 상임위·본회의 출석률,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대정부질문 참여 등 객관적인 정량적 평가에서 다른 의원들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며 "하위 10%에 들어갈 여지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하위 10%에 들었는지 공관위는 명명백백히 밝히길 요구한다"고 했다.

이 대표를 겨냥해선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어떤 의정활동을 하셨나"라며 "같은 상임위원으로서 이 대표의 얼굴을 상임위장에 본 것이 손에 꼽는다. 질의와 법안 발의는 얼마나 했나"라고 물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는 혁신이라는 명목하에 자신과 자신의 측근에게는 전혀 칼을 대지 않고, 오히려 공천에 적극 개입해 '친명횡재, 비명횡사'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자신을 비판했던 의원들을 모두 하위 20% 안에 포함하고 개인적인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 0점을 받은 의원도 있다고 낄낄대며 동료 의원을 폄하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 이게 진정한 혁신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대표는 개인의 방탄과 치졸한 복수만을 바라보며 칼을 휘두르고 있다"며 "국민이 아닌 이재명을 바라보는 정치인들만을 배치하며, 민주당을 국민이 아닌 이재명의 방탄을 위한 정당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설 의원은 이날 탈당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탈당 여부는 조만간에 밝히겠다"며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기엔 사안 자체 너무 심대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상의해서 거취를 어떻게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