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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반도체, 한진은 통상'…대기업 사외이사 '통상·AI' 전문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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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21곳 주총 소집공고 취합
34명 신규 사외이사 선임

불확실성 반영 경영전략 구축
로봇 등 신성장사업 육성 포석

기업가치 위해 금융전문가 영입도 활발
ESG 전문가 인기는 시들

올해 국내 주요 대기업이 경제 관료를 포함해 재무회계, 법률, 경영, 기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특히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것에 대응하기 위해 통상과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을 대거 끌어들이는 모양새다. 기업경영의 주요 이슈였던 ESG(기업·사회·지배구조) 관련 환경, 고용, 노동 분야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23일 아시아경제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국내 대기업 21곳의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취합한 결과, 이들 기업은 각계전문가 34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 가운데 통상·정책과 재무·회계 전문가가 각 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법률전문가가 7명, 경영과 기술 관련은 각 7명과 5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대기업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재무·회계, 법률 전문가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엔 통상과 기술 관련 전문가의 사외이사 영입이 대거 늘었다. 지정학·지경학적 리스크가 예상되고 글로벌 정치 지형의 변화가 예상되는 등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경영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또 로봇이나 AI 등 신성장 사업 육성에 힘을 쓰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포스코는 반도체, 한진은 통상'…대기업 사외이사 '통상·AI' 전문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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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전문가를 대거 영입키로 한 기업은 한진그룹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백훈 동국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대한항공도 과거 상공부 공무원을 지내다 미국변호사 등을 지낸 표인수 상해 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 중재위원,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을 지낸 허윤 서강대 교수를 선임하기로 했다.


주력사업인 항공운송 사업은 대표적인 규제사업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각국과의 이견조율이 중요하다. 또 그룹의 최대 현안인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염두에 둔 영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정승일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정 전 사장은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역임한 에너지산업 분야의 전문가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재직 시절 FTA 정책관을 역임하는 등 통상업무를 맡은 바 있다. 이후 무역투자실장도 거쳤다.

포스코홀딩스는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을 선임하기로 해 주목을 끌었다. 박 전 부회장은 엔지니어출신으로 소재산업 전문가로 꼽힌다. 회사 측은 영입 배경에 대해 "한국공학한림원 이사장을 비롯해 연구개발과 기술혁신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인사이트를 제시하고 회사 성장과 지속가능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 등도 인공지능(AI) 등 기술전문가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 전문가인 조혜경 한성대 인공지능(AI)응용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조 내정자는 대한전기학회 이사, 한국로봇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나와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의 대학 후배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케이스 위텍 텐스토렌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사외이사로 앉히기로 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 화두인 전장화·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기술 분야 식견을 얻기 위해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기로 했다.


관료출신 영입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신 내정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1차관(2011~2013년), 금융위원회 위원장(2013~2015년) 등 요직을 지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HDC에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맡고 있다. 삼성SDS는 이인실 전 통계청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신경택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그는 수출입은행에서 플랜트금융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총괄한 바 있다.


LS일렉트릭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한다. 윤 전 장관은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기재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는 자신의 성을 딴 윤경제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도 나오고 있다. 기아는 내달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인경 MBK파트너스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본시장·전략투자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역시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자본시장 분야 전문가로 이사회를 채우는 모양새다. 계열사별로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등 주가부양에 나선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ESG 분야 전문가의 신규 선임은 줄었다. 최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의 계열사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37개 기업의 사외이사 827명의 이사회 역량 비중을 분석한 결과, ESG 분야의 전문 역량 비중은 3.5%(29명)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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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 독립된 목소리를 내는 등 감시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ESG 분야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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