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검거했다"경찰관의 눈썰미…금은방 절도범 3시간만에 붙잡혀

얼굴 알아본 경찰관 덕에 신속한 신원 확보
범행 3시간여 만에 검거…"범행 일체 자백"

금은방에서 28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절도범이 3년 전 자신을 검거했던 경찰관의 눈썰미에 또다시 붙잡혔다.

21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금은방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 수사팀에 편성된 평택경찰서 이홍욱 경사가 폐쇄회로(CC)TV 화면에 나온 용의자의 모습을 보고 한 눈에 알아봤다. 당시 CCTV를 보던 이 경사는 용의자를 보고 "어? 이 사람 3년 전에 붙잡았던 그 절도범인데요?"라고 말했다. 이 경사의 눈썰미 덕에 귀금속 28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50대 남성은 범행 3시간여 만인 오후 11시 40분께 평택 시내에서 붙잡혔다.

범행 당일 오후 8시 40분께 이 금은방에 50대 남성 A씨가 손님인 척 들어왔다. A씨는 금은방 안을 돌아보다가 진열대 안에 있는 금목걸이와 팔찌를 가리키며 "이것 좀 줘 보세요"라고 말했다. 금은방 주인 B씨는 A씨의 요구대로 물건을 진열대에서 꺼내 보여주면서 상품의 사양과 가격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렇게 B씨의 설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A씨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길어지는 통화에 B씨가 잠시 딴청을 피우자 A씨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진열대 위로 빼놓은 금목걸이와 팔찌 등 6점의 귀금속을 들고 달아났다.

B씨는 곧장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금액이 비교적 큰 금은방 상대 절도인 점을 고려해 형사 기동팀·강력팀·당직 근무 중이던 실종팀까지 모두 10여 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신속 대응에 나섰다. 이 가운데 실종팀 소속이었던 이 경사가 CCTV에 나온 A씨의 얼굴을 곧바로 알아본 것이다. 이 경사가 3년 전 관내에서 동종 범죄를 저지를 A씨를 검거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재판에 넘겨진 A씨는 2021년 3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곧바로 얼굴을 알아본 이 경사 덕분에 A씨의 신원을 확보한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CCTV 분석 결과 A씨는 범행 후 인근 여관과 자신의 원룸에서 각각 옷을 한 차례씩 갈아입고 도주하고 있었다. 경찰 추적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로 보이나, 경찰은 이미 그의 동선을 모두 파악한데다 신원 확인까지 끝낸 뒤였다.

결국 사건 발생 3시간 만인 오후 11시 40분께 경찰은 평택 시내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경찰은 A씨가 신고 있던 양말 속에 숨겨둔 귀금속 6점을 확보해 고스란히 B씨에게 돌려줬다. 평택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해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