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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서울을 생각하다]길거리 ‘임시 흡연구역’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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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거리 곳곳에 흡연부스 설치
길거리 흡연은 엄격히 통제
흡연자 위한 공적투자가 되레
비흡연자 피해 막고 금연도 유도
금연 강요보다 정교한 정책 필요

[걸으며 서울을 생각하다]길거리 ‘임시 흡연구역’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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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연시 한국에서 머문 곳은 광화문 근처였다. 끼니때마다 찾던 식당 앞을 지날 때면 담배 피우는 사람들로 붐비곤 했다. 담배 연기가 너무 심해 그쪽을 지날 때면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지곤 했다. 비교적 한산할 때 그 앞을 지나다 문득 ‘금연’ 문구를 발견했다. 멀쩡히 금연 문구가 있는데 그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서서 담배를 피웠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러고 보니 비단 그 식당 앞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었다. 꽤 많은 금연 구역들이 ‘임시 흡연 구역’이 되어버린 경우를 종종 보았다. 성급하게 결론 짓자면 낮은 시민의식 또는 무질서한 행동이라고 깎아내릴 수 있겠지만, 과연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걸까.


지난 연말 들른 도쿄의 오모테산도 거리 곳곳에는 흡연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인도의 폭이 넓으니 부스를 설치할 만한 공간의 여유가 있구나 싶었는데, 도쿄의 다른 거리에서도 흡연 부스 또는 흡연 구역은 쉽게 눈에 띄었다. 서울에도 없는 건 아니지만, 두 도시를 비교하면 확실히 도쿄의 흡연 부스가 훨씬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1월 말 서울을 떠나 일주일 남짓 스페인을 여행했다. 남쪽 코르도바는 도시 규모가 크고 골목이 많은데, 스페인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실외 금연 구역이 거의 없어 흡연 부스나 지정 구역도 없다. 식당에서도 실내는 금연 표시가 있긴 하지만 야외 테이블에서는 흡연이 가능한데 생각보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골목마다 설치된 쓰레기통마다 흡연자를 위한 재떨이도 같이 있었다.


도쿄와 코르도바는 도시 규모와 역할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흡연자를 대하는 태도만 놓고 보자면 차이도 크지만, 공통점도 두드러진다. 도쿄는 길거리 흡연을 비교적 엄격히 통제한다. 코르도바는 실외 흡연을 전면적으로 허용한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다. 반면 도쿄는 실외 공간은 대부분 금연 구역이지만 별도의 흡연 부스나 흡연 구역을 많이 설치한다. 코르도바는 거리 곳곳에 재떨이를 많이 설치한다. 이렇듯 흡연자를 위한 공적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이 두 도시의 공통점이다. 형태는 다르지만 흡연자를 위한 공적 투자를 도시가 적극적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흡연자를 위한 공적 투자라니, 국가마다 그 내용과 방법은 다소 다르지만, 국민 건강 차원에서 금연을 권장하고 있는 정책의 방향과는 얼핏 앞뒤가 안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흡연자를 위해 공적 투자를 하는 건 왜일까.


[걸으며 서울을 생각하다]길거리 ‘임시 흡연구역’ 해법 서울 도심의 금연 안내판. 흡연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금연 정책의 핵심은 당연히 흡연율을 낮추는 데 있다. 하지만 담배 판매가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금지·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흡연자들의 금연을 지원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들이 아예 흡연을 시작하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다.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통제 일변도가 아닌 금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흡연자를 죄인처럼 대하기보다 그들의 협력을 끌어내면서 차차 담배를 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다시 서울을 돌아보자. 금연 경고문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의 행위는 어쩌면 무리한 통제에 대한 저항처럼 보이기도 한다. 금연 경고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그들도 식당 안이나 또는 다른 실내 공간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이다. 실내에서의 금연은 이미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에 비해 실외에서의 금연은 그 역사가 짧고, 아직도 걸어 다니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위에 대한 공감대는 완전하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마음 놓고 피울 수 있는 장소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이 무리해서라도, 용기를 내서 ‘임시 흡연 구역’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서울에도 흡연 구역이 물론 없지는 않지만, 굳이 도쿄와 비교하자면 확실히 공공장소에서는 덜 갖춰져 있고, 있더라도 건물주들이 만든 것이 대부분이며 공간의 배치며 디자인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고, 그들이 담배를 피울 공간은 마땅치가 않으니 흡연 구역이 부족한 곳들마다 뜻하지 않게 ‘임시 흡연 구역’ 현상이 생긴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CCTV를 설치, 더욱더 강력하고 촘촘하게 감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시 흡연 구역’이 당장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도쿄처럼 공적 흡연 부스나 흡연 구역을 더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흡연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역설적으로 그들을 배려함으로써 길거리 무단 흡연을 막고, 장차 금연을 권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지역의 분위기에 걸맞은 디자인을 고려한다면 미관을 해치지도 않을 것이다. 도쿄 오모테산도 흡연 부스는 그다지 튀지도 않으면서 거리 경관에 제법 잘 어울린다.


1975년 독재자 프랑코가 세상을 떠난 뒤 가속화된 민주화 운동의 결과로 1978년 민주적 헌법을 도입한 스페인은 유럽의 다른 나라보다 민주화가 늦긴 했지만, 시민에 대한 정부의 강한 규제와 통제에 매우 예민하다. 따라서 개개인의 흡연 통제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이 나라가 선택한 방법은 담배 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것이다. 한국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낮고 소득도 적지만 담배 한 갑은 약 6400원으로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도쿄와 스페인에서 각각 참고할 만한 방법을 찾아 서울, 나아가 한국에 적용해보자면 이런 식이 될 수도 있겠다. 담뱃값을 높인 뒤 그 세금의 일부를 서울은 물론 여러 대도시의 주요 도로에 흡연 부스 설치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임시 흡연 구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흡연율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민주 사회의 도시 공간 안에서 시민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금연을 위해 무조건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대신 좀 더 정교하고 멀리 내다보는 정책의 고민과 접근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광화문 식당 앞에서 무리 지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무리한 저항을 멈추게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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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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