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조응천, 제3지대 '통합 공관위' 제안
개방형 명부제 도입…'국민패널' 컷오프 심사
이준석 "일치성 높아"…금태섭 "합리적 방안"
새로운미래 합류를 거부하고 '원칙과상식'으로 다시 분리된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제3지대 빅텐트를 꾸리기 위한 '통합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즉각 호응하면서 빅텐트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지대 대통합을 위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대통합을 전제로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에게 통합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두 의원이 제안한 통합 공관위는 개혁신당 2명, 새로운미래 2명, 새로운선택 1명, 원칙과상식 1명을 각각 추천해 구성하도록 했다. 위원장은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에서 각각 1명씩 추천하되, 위원 간 협의를 거쳐 원칙과상식에서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빅텐트' 구성에서 심판자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설명이다. 통합 공관위가 구성되면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통합 심사한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는 '개방형 경쟁명부제' 방식을 채택하며, 컷오프 심사는 40대 이하 '국민 패널'을 구성·실시하도록 했다. 개방형 명부제는 정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작성하되, 당선 순위를 유권자의 투표에 맡기는 것이다. 두 의원은 "공천의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당대표 등 당권을 가진 사람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원과 국민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빅텐트 통합을 위한 '5대 가치'로 평등·포용·인정·변화·미래 등 의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간 두 의원이 주장해온 '제왕적 당대표제' 탈피 등을 위한 내용이 담겼다. 당대표의 막강한 권력을 덜어내기 위해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정책 정당을 지향하자는 것이다. 또 '분권형 정당', '지지자 중심 정당' 실현을 위해 중앙당을 해체하고 시도당이 그 역할을 대체하자는 제안도 더했다.
'가교' 자처한 이원욱·조응천…제3지대 뭉칠까
원칙과상식으로 돌아온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빅텐트를 위한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분열 국면을 맞았던 제3지대가 통합으로 가는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새로운미래 측과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의 경우 경제 문제 등 방면에서 보수적 성향을 드러내 온 만큼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수월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원욱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빅텐트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강하다"며 "(다른 신당의) 적극적 화답을 예상하며 거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새로운 미래 이탈 이후 양향자 원내대표, 허은아 최고위원 등 개혁신당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에 관해 묻자 "친분이나 선호도로 어느 정당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조응천 의원도 "(총선) 일정이 촉박한 만큼 (통합을 위한) 부스터 역할을 하겠다"고 거들었다.
조응천 의원은 '준연동형 유지'로 가닥이 잡힌 선거제를 두고 '제3지대 영향'을 묻는 말에 "유불리를 따지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며 "다만 분노하는 지점은 제1야당 대표가 도대체 왜 약속하고 지키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여당을 향해서도 "국민의힘은 병립형을 주장하면서 위성정당 만들 테니 알아서 하란 식"이라며 "표의 등가성을 일치시키려 하는, 민의를 반영시키려 하는 정치로 한발짝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집권여당의 자세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제3지대에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통합 공관위 제안에 대해 "개혁신당이 늘 공천제도나 정치 지향점에서 했던 말과 아주 일치성이 높은 생각들"이라고 호응했다. 이어 "세력 간 칸막이를 없애고 당원과 시민에게 공천권을 드리자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개혁신당 차원에서 원래 준비하던 공천 방향성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그것이 제(諸) 세력들 간의 통합 공관위 형태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도 즉각 화답했다. 그는 출마 선언 직후 관련 질문에 "합리적인 방안으로, 이 방향 그대로 가도 된다고 생각해서 모두 동의한다"며 "이른 시일 내 통합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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