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범대위 “최정우, 후추위 회의 출입”
포스코, 유언비어 강력한 법적 조치 예고
소유분산기업 고질적 문제 이젠 끊어야 할 때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6명에 대한 최종 면접을 앞두고 선발 과정과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또다시 재현되고 있다. 현 회장의 후보 선정 개입설에 이어 일부 후보의 정치권 연관설까지 등장하며 경쟁이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회장 선출 때마다 되풀이되는 ‘소유분산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이젠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 운영 과정에 현 경영진의 불법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지난 2일 업무방해 혐의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범대위는 최 회장이 지난달 31일 후보 인선 검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후추위 회의장을 불법적으로 방문, 후보 인선 작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회장이 특정 후보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고, 후추위는 최 회장의 요구에 맞춰서 후보군을 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유언비어’라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해명자료를 통해 "당일 오전 10시부터 12시께까지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홀딩스 결산이사회를 개최했고, 최 회장 등 사내이사들은 결산이사회를 마치고 오찬 장소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추위 위원 7명은 별도로 오찬을 한 뒤 제8차 후추위 회의를 개최했다"며 "최 회장은 이사회 이후 후추위 회의장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포스코 측은 내부적으로 CCTV를 확인해서 최 회장의 퇴근 동선을 파악해 정확히 6시1분에 회사를 나간 것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퇴근 시간에 최 회장의 퇴근을 목격한 직원들도 다수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후보군에서 의외 인물로 꼽히는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사장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형과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데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957년생인 김 사장은 경북대 사대부고를 졸업해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이 실장의 형인 이종섭 대명산업사 대표도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을 둘러싼 논란은 현 KT 회장인 김영섭 회장(1959년생) 역시 경북 사대부고 출신이라는 점과 맞물리면서 커졌다.
김 사장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이 실장 형에 대해) 전혀 모르고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다"며 "이름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고 대화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다"며 ‘낙하산’ 의혹을 일축했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의 심층면접 심사 대상자(파이널리스트)는 전·현직 ‘포스코맨’ 3명(김지용·장인화·전중선)과 외부 출신 3명(권영수·김동섭·우유철)이다. 후추위 는 오는 7~8일 면접을 하고 최종후보 1인을 8일 확정, 공개할 방침이다. 이변이 없는 한 최종 후보 선임 안건은 내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KT나 포스코 같은 소유분산기업이 지배구조 변화에 있어서 갈등을 겪고 있지만, 승계를 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비슷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체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아야 하는 KT 방식이 단기적으로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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