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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비율 높은 '혼합진료'…환자 의료비 부담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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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의료비 가계부담 28%…OECD 상위권
전공의도 비급여 진료 많은 진료과목으로 몰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료서비스 본인부담금을 포함한 가계직접부담금은 전체 경상의료비의 30%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항목에 비급여 항목을 끼워 넣는 이른바 ‘혼합진료’가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4일 보건복지부 국민보건계정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경상의료비는 209조463억원으로 2013년(92조3109억원)보다 126.5% 늘었다. 이 기간 매년 적게는 6%, 많게는 10% 가까이 증가했다.


경상의료비는 한 국가의 전체 국민이 한 해 동안 보건의료 재화와 서비스 구매에 지출한 최종 소비액을 뜻한다. 크게 정부·의무가입(건강·산업재해·장기요양·자동차책임보험)제도 의료비와 민간 의료비로 구성된다.


한국의 민간 의료비 가운데 가계직접부담이 전체 경상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현재 28.04%다. 이는 OECD 국가의 평균인 20% 안팎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히 가계직접부담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부담한 금액(비급여)도 급증하고 있다. 비급여 본인부담액은 2013년 17조7129억원에서 거의 매년 증가해 2021년 30조원을 돌파했고, 이듬해에도 32조3213억원까지 늘었다.


비급여 진료는 병원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만큼 가격 통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을 내기 쉽고, 이와 반대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비급여 비율 높은 '혼합진료'…환자 의료비 부담 가중된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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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급여 비용의 증가는 건강보험 급여 항목과 비급여 항목을 혼용한 혼합진료 방식의 의료서비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백내장 수술을 할 때 비급여인 다초점렌즈 수술을 하도록 하거나 급여가 적용되는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도수치료를 유도하는 식이다.


또한 의사들이 비급여 진료를 위해 개원가로 빠져나가면서 필수의료 붕괴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의사의 소득이 높은 진료과목일수록 전공의의 경쟁률도 높은데 비급여율이 높은 진료과목 의사가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다는 분석이다.


4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전문의 기준 과목별 소득은 안과가 연간 3억8918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정형외과, 신경외과, 피부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순이었다. 비급여율은 재활의학과가 42.6%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안과 42.3%, 정형외과 36% 등이었다.


이 중 5개 과목이 전공의 지원율 상위 7개 과목에 포함됐다. 소득 1위인 안과는 전공의 경쟁률도 1.75대 1에 달해 그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소득은 연간 1억3474만원으로 가장 적었는데, 전공의 모집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을 뿐 아니라 경쟁률도 최하위권이었다.


이에 정부는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필수의료 수가를 집중적으로 인상하는 한편, 혼합진료 금지를 통해 비급여 시장의 의료 체계 왜곡과 보상 불균형 해소를 추진한다. 급여 항목에 도수치료 같은 비(非) 중증 과잉 비급여 항목을 병행할 경우 건강보험료 청구를 막는 것이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혼합진료 금지의 세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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