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방사, 장갑차 기동훈련 실시
장갑차 12대 동작대교·서울역 지나
새벽 서울 도심에 십여 대의 장갑차 행렬이 나타나 이를 본 일부 시민이 "전쟁 난 줄 알았다"며 놀라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5일 새벽 육군 장갑차 12대와 무장병력 40여 명이 서울 동작대교를 건너 서울역을 지나 도심에 진입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이 서울의 작전환경을 이해하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자 서울 도심 일대에서 K808 차륜형 장갑차(백호) 기동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육군은 이날 훈련에 대해 "최초 주둔지에 있던 병력이 위기 상황 발생 시 전쟁지도본부 방호를 위해 기동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복잡한 지형지물과 인구 기반시설이 밀집한 수도 서울 작전환경에서의 장갑차 운용 능력 향상을 목표로 삼았다.
훈련에 앞서 군은 경찰 등 관계기관에 협조 요청을 해 교통 통제 등 지원을 받았다. 또 사전에 위험성 평가를 철저하게 실시해 훈련 중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였다. 그러나 훈련 상황임을 알지 못했던 일부 시민들은 한밤중에 장갑차 십여 대가 서울 도심을 오가는 모습을 보고 "비상 상황이 생긴 줄 알았다", "전쟁이나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서울에서 군사 훈련을 보고 시민들이 놀란 일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3월 영등포중앙지구대에 "총기를 휴대한 군인이 거리를 돌아다닌다"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확인한 결과, 이들은 인근 영등포동주민센터에서 작전계획 훈련을 받는 예비군이었다.
해당 동대는 훈련장 외부에 있는 식당을 통해 예비군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해왔다. 이에 오전 훈련을 마친 예비군이 총기를 소지한 채로 식당을 오가는 모습이 시민들 눈에 띄어 소동이 빚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예비군 동대는 '실제 상황처럼 항상 총기를 휴대하라'는 내부 지침이 오해를 불러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동대 관계자는 "실제 상황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총기를 지참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 총기를 휴대하게 했고, 예비군들이 이 지침에 따라 인솔자의 인솔 아래 협약 식당에서 식사한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이전 훈련 때도 총기를 휴대한 채 식사한 적이 있는데 4년 만에 하는 훈련이라 시민들이 다소 생소하게 본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