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협상을 통해 중동 평화회담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수일 내 새로운 협상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브렛 맥거크 미국 중동 담당 특사는 현지에 파견돼 있다.
이 협상은 양측이 최소 두 달간 휴전하는 조건으로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 대부분의 석방을 끌어내려는 맥거크 특사의 중재 노력에 이은 것이다.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최근 맥거크 특사와 번스 국장에게 새 협상에 대해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결과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중동 평화회담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여기엔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 간 관계 정상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종료 이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다국적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도 포함된다.
이스라엘은 2020년 미국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와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외교 관계 수립을 모색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와 간 전쟁이 시작되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됐고, 아랍국에서 반이스라엘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동 정세 불안도는 높아졌다.
이 제안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협상을 중재하는 카타르를 통해 전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통화하며 인질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맥거크 특사가 중동의 관련국들과 '좋은 논의'를 한 후에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인질 협상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은 130여명으로 추정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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