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들 경쟁력 약화…리스크 증가할 것"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시중은행들이 올해 1분기 중국의 주요 경제 리스크로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과 위험 확산 가능성'을 꼽으며, 우량 국유기업 중심의 대출 확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에서 영업 중인 한국 기업은 시장 경쟁력 약화와 매출 감소 등으로 경영 위험이 커질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계 상업은행의 여신·자금 운용 관련 서베이(설문조사) 실시 결과'를 공개했다. 분기별로 이뤄지는 관련 조사에는 베이징 소재 한국계 상업은행인 우리·신한·하나·국민·기업·농협·산업은행이 참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분기부터 중국 주재 한국계 상업은행들을 대상으로 분기별 설문조사를 해왔다. 조사 결과는 비공개였으나, 올해부터는 대외 교류 확대와 정보 수요 등을 감안해 공개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은행들은 올해 1분기 중국 금융·경제 주요 리스크로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과 부동산 업체발 금융 위험 확산 가능성, 미·중 갈등, 지방정부 부채를 꼽았다. 올해 1분기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하락과 거래량 감소 등으로 인해 중국인의 한국계 은행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 국유기업들은 당국 경기부양책에 따른 자금 수요 확대와 저금리 여유자금 확보 필요성 등으로 인해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계 상업은행들의 올해 1분기 중국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태도가 '중립' 수준으로 조사됐는데, 추후 대출 수요와 부동산 시장 향방에 대한 판단이 반영됐다.
중국 국유기업에 대한 대출 의향은 '다소 완화(증가)'로 조사됐다. 경기 회복을 위한 당국 지원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 지원 업종과 우량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들은 중국 민영기업의 저리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부동산 둔화 등 전반적인 경기 사정으로 제한적일 것을 감안해 대출 운영 태도는 '중립'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올해 1분기 중국 국유기업의 리스크가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증가할 것이라고 봤고, 민영기업도 부동산 둔화와 수출 감소 등 전반적인 경기 상황 때문에 리스크가 다소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에서 영업하는 한국 기업은 시장 경쟁력 약화와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해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은행들은 전망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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