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글로벌 성장·교역 평가 보고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IT 경기가 반등하면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세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8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팬데믹 이후 글로벌 성장·교역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경제는 IT경기 반등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그동안 미뤄져 왔던 PC·스마트폰 교체수요 및 AI(인공지능) 서버·데이터 센터에 대한 투자 등이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전기차·이차전지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수출 개선은 미국 등 선진국의 산업정책첨단산업·친환경투자 추진과 함께 그간 고금리 영향으로 이연됐던 글로벌 투자가 회복되는데에도 기인한다.
미국 등 선진국은 공급망 안정성과 첨단산업 부문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산업정책(CHIPS, IRA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팬데믹 이후 추세를 밑돌고 있는 글로벌 투자의 회복 흐름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대상국의 수입수요 증감률이 지난해 -0.6%에서 올해 3.3%로 상당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출의 개선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인 세계성장률, 세계교역 증감률에 비해 우리와의 교역 비중을 고려한 주요 수출대상국 수입수요 증감률이 우리수출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0.84)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 세계교역이 완만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이후 분절화심화와 통화긴축, 서비스중심 회복 등의 요인으로 교역의 회복속도가 미약했지만 올해는 이중에서 통화긴축과 서비스 중심의 회복세와 관련된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교역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글로벌 분절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중동정세 불안, 중국경제지표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올해 교역신장률(IMF 전망치 3.5%)은 과거 장기평균(07~18년 3.8%)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분쟁이 격화하면 세계교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박세준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교역 부문에서 현재 중동지역 분쟁에 대한 우려는 크게 반영되고 있지 않다"면서도 "향후 중동 리스크가 어떻게 전개돼냐에 따라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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