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미국계 석유기업인 엑손모빌로부터 로비로 의심되는 거액의 임대료를 받은 의혹에 대해 "엑손모빌 사람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문에 '엑손모빌 측과 부동산 임대차 계약은 중개인을 통해 이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임대차 계약) 전에도 그렇고 후에도 그렇고 엑손모빌에 근무하는 사람과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이태원 소재 주택을 엑손모빌 자회사에 빌려주면서 거액의 임대료를 받았다면서 미국 기업의 로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엑손모빌 자회사 모빌코리아윤활유 주식회사는 조 후보자의 이태원 주택 2층과 3층을 월세 950만원에 임차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2017년 9월부터 3년 치 임대료 3억4200만원을 선지급했고, 계약 만료 전에 집을 비워 약 7개월에 대한 임대료 6374만원을 되돌려받았다.
조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로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 탄핵으로 갑작스럽게 공직을 그만두고 나왔고 다시 공직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았다"며 "저에게 혜택을 줄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엑손모빌 자회사 이전에 ANZ 은행(오스트레일리아 앤드 뉴질랜드 뱅킹그룹)도 해당 주택을 임대했다며, 임대료는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북한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안정돼 있다'며 북한 체제가 단시간에 자체 붕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에 대한 정치적 견제 세력이 없고 북한 주민에 대한 세뇌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정권이 어떻게 된다고 예상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조 후보자는 "북한 체제의 모순이 심해지고 있다"며 "반동사상배격법이라는 법까지 만들어 북한 주민들이 외부 동향에 대해 관심 가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데, 주민 통제라는 부분에선 약점도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