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염려 있어
약물에 취해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혐의를 받는 의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2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는 의사 염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염씨는 지난 8월 2일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인 신모씨에게 치료 목적 외의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처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염씨가 당시 신씨의 진료 기록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염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준강간, 준강제추행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압수한 염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을 포착했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마취 상태인 여성 10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염씨는 지난 10월 의사 면허가 정지됐음에도 서울 시내 다른 병원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한편 마약류를 투약한 뒤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신씨는 내년 1월 24일 1심 선고를 앞뒀다. 검찰은 지난 20일 결심공판에서 신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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