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녀상 전시 겨냥해 비난 게시글 올려
전시 기획한 日 감독, 명예훼손 손배 승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비난한 일본의 우익인사가 재판에서 패소해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일본 NHK 방송 등에 따르면 도쿄지방재판소는 '아이치 트리엔날레2019' 기획전을 주최한 쓰다 다이스케 예술감독이 유명 우익인사 다카스 가쓰야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에서 피고 측에 250만엔(약 2770만원)의 배상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다카스씨의 사회적 영향력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인해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은 더 커졌다"라고 판시했다.
앞서 쓰다 감독은 2019년 행사가 열릴 당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개최했는데, 당시 이 전시에는 실물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공공미술관 최초로 등장했다.
그러나 평화의 소녀상은 일부 일본 우익 인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해당 기획전이 보조금을 유용했다는 근거 없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개막 사흘 만에 전시는 중단됐고, 예술제에 참여한 작가들은 반발 성명을 낸 바 있다.
행사가 끝난 뒤 쓰다 감독은 자신을 공격한 우익 성향 저명인사들 다수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승소했다. 이날 패소한 다카스는 일본미용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유명 우익인사다. 2017년엔 태평양전쟁 당시 일왕이었던 히로히토 회고록 원본을 27만5000달러(약 3억5857만원)에 구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비난하는 글을 다수 게재했는데, 이런 글 중에는 "반일 선전', "불쾌한 존재" 등 표현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그의 게시글 중 상당수가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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