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정부 차원에서 나서야"…질병청 "혹시 모를 상황 대비"
최근 중국에서 대만 등 인접국으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소아 폐렴)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국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정부에 대응책 마련을 촉구한 가운데, 방역 당국은 중국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유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양국 간 정보 공유를 확대했다. 다만, 확산 추세 등을 토대로 볼 때 국내외 유행이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만은 고령자와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중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영유아가 주로 감염되는 세균성 폐렴이다. 주로 5~9세에서 많이 나타난다. 감염되면 보통 38도가 넘는 고열과 심한 기침이 동반되고 가래가 섞인 기침이 3~4주 정도 지속된다. 또 일반 항생제와 해열제를 써도 잘 듣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보통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아이들에게 썼을 경우 연골 침착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18세 미만에게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국내에선 3~4년 주기로 유행이 이어지는 4급 법정 감염병에 해당한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께 환자가 늘다가 날씨가 더워지는 3월 이후 환자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국내 환자 사례가 급감하면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유행이 끊겼다.
질병청 "올해 유행 양상 심각하지 않아"
대한아동병원협회가 국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관리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질병청은 올해 유행 양상이 심각하진 않다고 판단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현재 표본감시기관에 참여 중인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8개 중 210개에는 소아청소년과가 포함돼 있어 소아에서의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현황에 따르면 47주차(11월 19~25일) 세균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280명 중 270명(96.4%)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행 양상을 살펴보면, 8월 27일~9월 2일(35주차) 60명부터 증가세를 지속해 44주차(10월 29일~11월 4일) 173명→45주차 226명→46주차 232명→47주차 270명으로 늘었다.
대한아동병원협회(협회)는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4일 "소아 감염병은 학교나 유치원 등 등교를 비롯한 집단 생활이 불가피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은 한순간에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며 "마이코플라즈마가 유행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유행하게 되면 오픈런과 같은 혼란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보건당국의 마이코플라즈마 정부 대책에 대한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보건소 등에서 개인 위생을 당부하는 수준"이라며 "인도나 타이완 등에서는 중국 해외 여행 자제라든지 미코플라스마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령까지 취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지만 한국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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