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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천재예술가들은 왜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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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강연'을 하면서 자주 받는 공통된 질문이 몇 개 있다.

8살 차이가 난 두 사람은 4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잉게 모라스와 사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89세의 아서 밀러는 결혼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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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강연’을 하면서 자주 받는 공통된 질문이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이것이다.


“천재들은 왜 그렇게 나이 차 많은 여성들과 사랑을 하나요?”


내가 일부러 배우자와 나이 차가 많은 인물만을 선정한 것은 물론 아니다. 도시가 키웠고, 도시를 대표하는 천재를 찾다 보니 우연히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내가 ‘지니어스 테이블’에서 강연 대상으로 선정한 인물 중에서 구스타브 클림트, 프란츠 카프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에밀 졸라,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쇼스타코비치, 리하르트 바그너, 찰리 채플린, 아서 밀러가 나이 차 많은 여성과 사랑한 경우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구스타브 클림트(1862~1918)를 보자.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클림트 하면 누구나 연인 에밀리 플뢰게(1874~1952)를 떠올린다. 빈 상류층은 누구나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다. 클림트가 자유분방하게 쾌락을 즐겼지만 변치 않는 관계는 플뢰게뿐이었다. 클림트가 죽었을 때 유언집행인이 된 사람 에밀리 플뢰게. 두 사람은 열두 살 차이였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천재예술가들은 왜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질까? 1910년의 구스타브 클림트와 에밀리 플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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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는 카프카의 도시다. The City of K. 프라하에 와서 프란츠 카프카(1883~1924)를 느끼지 못한다면 프라하를 절반밖에 보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다. 카프카와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나눈 저널리스트·번역가 밀레나 예젠스카(1896~1944). 두 사람은 열세살 차이였다.


카프카는 오랜 기간 폐결핵을 앓다가 폐결핵으로 생을 마감했다. 각혈하며 죽어가는 천재의 곁을 끝까지 지킨 여성이 도라 디아만트(1900~1952)다. 두 사람은 열일곱 살 차이.


인생 공부가 부족해서일까. 나는 지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카프카는 피를 토하는 중환자였다.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을 디아만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디아만트는 죽어가는 카프카를 끝까지 사랑했다. 카프카는 디아만트의 눈빛을 눈에 담고 눈을 감았다.


극작가 아서 밀러(1915~2005)가 메릴린 먼로와 헤어지고 세 번째 결혼한 상대는 오스트리아 출신 사진작가 잉게 모라스(1923~2002). 8살 차이가 난 두 사람은 4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잉게 모라스와 사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89세의 아서 밀러는 결혼을 발표했다. 상대는 34살의 미니멀리즘 화가 아그네스 발리. ‘아서 밀러’의 마지막 희곡은 ‘그림 그리기’. 아그네스 발리와 동거하면서 써낸 작품이다.


20세기 최고의 영화인은? 두말할 것 없이 찰리 채플린(1889~1977)이다. 채플린은 모두 네 번 결혼했다. 첫 번째 결혼 상대부터 모두가 10대였다. 1943년 채플린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결혼 상대는 배우 지망생 우나 오닐로 열여덟 살이었다. 채플린 나이는 쉰네 살. 두 사람은 서른여섯 살의 차이.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천재예술가들은 왜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질까? 1961년의 채플린 부부와 자녀들.

결혼 초 황색저널리즘에서 우나 오닐을 공격했다. 그녀를 가리켜 “돈만 보고 늙은 남자와 결혼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우나 오닐은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채플린은 나를 성숙시키고, 나는 그를 젊게 한다.”


이날 이후 그녀를 향한 모든 비난이 사라졌다. 두 사람은 금슬이 좋아 자녀를 여섯 명이나 두었다. 채플린은 1977년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는 세 번 결혼했다. 과학자였던 첫 번째 부인과는 사별했고, 외로움에 성급하게 결혼한 두 번째 결혼은 실패로 끝났다. 작곡가는 나이 50을 넘기면서부터 병을 달고 살았다. 사지 마비와 심장병.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한, 걸어 다니는 종합병동이었다. 1962년 작곡가는 이리나 수핀스카야(1934~)와 세 번째 결혼한다. 작곡가 나이 쉰여섯, 수핀스카야는 스물여덟. 이리나는 음악 전문출판사의 문학 담당 편집자. 두 사람은 출판사를 드나들면서 일로 만났다. 그녀와 알고 지낼 때 작곡가는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그녀의 유일한 결함은 그녀가 스물일곱 살이라는 것이라네. 나머지 다른 면에서 그녀는 황홀하다네. 명민하고 활발하고 솔직하고 사랑스럽지.”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천재예술가들은 왜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질까? 1962년 결혼 직후의 이리나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이리나는 쇼스타코비치의 뮤즈였다. 젊고 아름다운 아내는 사지 마비와 심장병으로 시들어가는 천재 음악가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창작의 열정을 일깨웠다. 작곡가는 1972년에는 폐암 진단까지 받았다. 생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작곡가는 의사가 권하는 모든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잠깐씩 컨디션이 좋아질 때마다 작곡을 했다. 그 모든 순간에 이리나가 손을 잡아주었다. 폐암 치료를 받으며 3년을 더 살아냈다.


1975년 8월 어느 날 아침, 쇼스타코비치는 이리나가 읽어주는 체호프 단편소설을 들었다. 늦은 오후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났고, 6시30분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위대한 작곡가가 타계하자 지인들은 입을 모았다.


“드미트리가 이리나로 인해 생명이 최소한 몇 년은 더 연장되었다.”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 마크 샤갈(1887~1985).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갈은 1944년 첫사랑이던 부인 벨라와 사별했다. 유대인으로 러시아, 파리, 뉴욕으로 이어지는 인생 역경을 함께 한 부인이었다.


혼자 된 샤갈은 2차대전이 끝난 1947년 뉴욕에서 프랑스로 돌아왔다. 지중해 바다가 보이는 남프랑스 코트다쥐르에 거처를 마련했다. 벨기에 여성 해거드와 동거를 하기도 했지만 해거드가 떠나면서 샤갈은 다시 혼자가 되었다.


샤갈은 다시 붓을 잡았지만 모든 게 예전 같지 않았다. 딸은 아버지를 걱정했다. 활력을 잃고 열정이 식어가는 화가 샤갈. 딸은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까지 그림을 그리기를 희망했다. 딸은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사랑을 할 때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딸은 아버지에게 여자 친구를 소개하기로 하고 아버지와 모든 면에서 어울릴만한 반려자를 물색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대인 여성 바바 브로드스키(1905~1993). 1952년 샤갈은 바바와 결혼한다. 샤갈 65세, 바바 47세. 바바와 결혼하고 나서 샤갈은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프랑스 정부는 1973년 니스에 샤갈미술관을 건립했다. 살아생전에 자신의 미술관이 개관하는 영예를 누렸다. 샤갈이 98세까지 그림을 그리며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두 번째 사랑 바바가 곁을 지켜서였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천재예술가들은 왜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질까? 1967년의 바바 브로드스키와 마크 샤갈.

죽음이란 무엇인가. 몸 안의 에너지가 한 점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노년이 되면 정체와 퇴화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가. 에너지가 샘솟지 않으면 육체와 정신의 노화는 가속도가 붙는다.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 사랑과 호기심이 에너지를 만든다.


사람을 젊게 하는 것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이 살아있는 사람은 육체는 늙어도 정신은 늙지 않는다. 천재는 지적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노년이 되어도 호기심이 강한 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보통 사람은 사랑이 식어도 정으로 산다고 하지만 천재 예술가들은 식어버린 사랑을 참지 못한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다. 그들은 사랑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는 부인과 사별하고 한동안 혼자 지냈다. 그러다 귀족 부인의 10대 딸을 연모하게 된다. 1823년 보헤미아의 온천휴양지 칼스 바트(현 카를로비 바리)에서 일흔넷의 문호는 열일곱 처녀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비록 청혼은 거절당했지만 이 설레는 사랑이 ‘마리엔바트의 엘레지’라는 시를 탄생시켰다.


‘레미제라블’을 남긴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 위고 역시 사랑 없이는 하루도 살지 못하는 작가였다. 위고는 사랑에 관한 여러 어록을 남겼다.


“사랑은 우리의 마음에 무한한 아름다움을 가져온다.” “사랑은 생명의 불꽃, 불멸의 불길이다.”

[조성관의 세계인문여행]천재예술가들은 왜 젊은 여자와 사랑에 빠질까?

조성관 작가·천재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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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테이블' 운영자, 전 주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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