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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격전지]⑥험지냐, 온지냐…'정치 1번지' 종로, 與野 각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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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與 최재형 의원에 하태경 도전장
한동훈 장관도 하마평…"왜 종로서 내전"
野, 임종석·이광재 등 거물급 공천설

"그 사람이 싫지는 않지만 험지로 간다고 했으면 험지를 가야지, 왜 온지(溫地)로 와."


지난 달 29일 종로 사직동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씨(71)는 최근 서울 종로구 총선 출사표를 던진 하태경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여당내 첫 험지 출마를 선언한 하 의원이 정작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종로에 출마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종로에서 내리 60년 넘게 살았다는 그는 하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되면 '찍겠다'면서도 "왜 하필 종로냐. 하태경이 싫은 것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정청래하고 붙어야지 왜 이쪽으로 오느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구는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벌써부터 거물급 정치인들의 출마설이 잇따르고 있다. 종로는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과 국무총리들을 배출한 지역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와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의 '당대표 빅매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종로구 현역 의원은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나섰던 최재형 의원으로, 내년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여기에 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지낸 하 의원이 종로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여권 핵심 실세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출마도 점쳐지면서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 야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지역위원장으로서 표밭을 다져왔고,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출마도 거론되면서 이미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의 각축장이 됐다.

[총선 격전지]⑥험지냐, 온지냐…'정치 1번지' 종로, 與野 각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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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는 東·西…같은 종로, 다른 표심

종로구는 동·서를 기점으로 표밭이 갈리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동쪽의 창신동, 숭인동 등은 호남 출신이 많아 민주당의 고정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반면 사직동, 평창동 등 서쪽에 위치한 부촌은 국민의힘의 표밭으로 여겨진다. 앞서 지난 21대 총선에서 승리한 이낙연 전 대표는 평창동, 사직동에서만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 밀렸다.


실제로 창신동과 사직동의 표심은 미묘하게 달랐다. 창신동 골목시장 인근에서 만난 이모씨(83)는 "무조건 민주당을 뽑는다"며 "지난번에도 무소속으로 나온 김영종 후보를 뽑았다"고 했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선거 사유를 제공한 책임을 지고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이에 종로구청장을 지낸 김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했다.


시장 안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양모씨(72)는 "최재형 의원이 지난 명절에도 보이고 (시장에) 많이 왔다. 또 나오면 뽑을 생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사람들이 모두 나 같은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호남 출신이 많다"고 부연했다.


반면, 사직동에서는 여권 선호도가 높았다. 소매점을 운영하는 김모씨(75)는 "여기 아줌마들은 다 국민의힘"이라고 전했다. 하 의원과 한 장관의 출마설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하 의원의 출마에)동네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실력은 있는데, 저기 민주당 나쁜 사람들하고 붙어야지"라며 "(한 장관) 그분이야 좋으세요. 똘똘하다"고 말했다.

[총선 격전지]⑥험지냐, 온지냐…'정치 1번지' 종로, 與野 각축장
최근 선거 표심은 '국민의힘'…판세는 안갯속

역대 최근 선거에서 종로 표심은 대체로 국민의힘으로 향했다. 지난해 3월 재보궐 선거에서 최 의원은 52.1%의 지지율(4만9637표)로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김영종 후보(28.4%·2만7078표)를 손쉽게 따돌렸다.


같은 해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도 정문헌 국민의힘 후보가 51.5%(3만5925표)로 종로구청장에 당선됐다. 민주당 유찬종 후보는 47.1%의 지지로 낙선하면서 국민의힘은 2006년 이후 16년 만에 지방선거에서 종로구를 접수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 표심은 안심하기는 이르다. 19·20대 총선에서 정세균 전 총리가 재선에 성공한데다, 21대 총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까지 세 번 연속 야당 소속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현역인 최 의원이 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배경에는 민주당이 무공천한 특수한 상황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거물급 인사를 종로구 후보를 공천할 경우 선거 판세가 달라질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마평도 '굵직'…누가 나오나

현재 종로구는 여권에서 최 의원이 지역구 수성에 나선 가운데 한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신경전이 한창이다. 최 의원은 지난달 29일 MBC 라디오에서 하 의원을 겨냥해 "아무도 나가기를 꺼리는 곳에 희생하는 정신으로 나가는 것이 험지 출마의 본 뜻이지, 현역 의원이 있는데, 다들 나가고 싶어 하는 곳에 나가는 것을 험지 출마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하 의원은 "원희룡, 한동훈 출마설이 나올 때는 험지고 하태경이 나오면 험지가 아닌 것이냐"고 맞받았다.


실제 한 장관의 종로 출마설은 정치권에서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이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만큼 정치적 상징성 있는 종로에서 출마해 총선 세몰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최근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정치권에선 총선 전 몸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 격전지]⑥험지냐, 온지냐…'정치 1번지' 종로, 與野 각축장

야권에서는 지역위원장인 곽상언 변호사의 종로 출마가 우선 거론된다. 곽 변호사는 종로구 일대에 '노무현의 정치가 돌아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15대 총선 당시 종로에서 당선된 노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을 앞세워 활동 중이다. 그는 "올해 중반부터 체감하기에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무게감이 있는 민주당 인사들도 종로에 나올 채비를 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최근 종로구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소하는 등 지역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도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데, 현재 거주하고 중인 종로구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도 오래전부터 '종로 출마설'이 돌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에 출마하려고 마음을 굳혔다"며 "호남이 아닌 서울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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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선 제3당 변수도 복병이다. 배복주 정의당 종로구 지역위원장은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15.3%의 지지를 얻었다. 소수 정당으로서 선거비 전액 보전을 받는 15%를 넘기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배 위원장은 "아직 총선 출마를 결정하지 못했다. 워낙 핫(hot)한 지역이 됐다"며 "당의 내부 상황 등을 보고 12월이 넘어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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