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받는 의대 정원확대…의협 "졸속 수요조사…파업 불사"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대학들 신입생 모시기 경쟁, 조사 결과 의문"

의대를 갖춘 대학들이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지금의 두배 가까이 늘리기를 희망한다는 정부 수요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대 증원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인 편으로, 정부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졸속 조사'라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김이연 의협 대변인은 지난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수요조사라는 접근 방식이 적정한가에 대해서 초기부터 의문이 들었다"며 "의대 정원 문제는 일반적인 다른 학과와는 다르게 취급되고 있다"고 짚었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사교육 시장을 보시면 아주 잘 느끼실 수 있다"며 "학과의 발전이나 국민이 누려야 할 의료의 질보다는 교육 시장에서의 프리미엄이 형성되어 있다. 마치 투기 종목, 부동산처럼 프리미엄에 대해서 수요 조사를 한다면 (결과가) 정직하게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대학들의 저출생 경향이 너무나 강하다 보니까 신입생 모시기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의대가 증원을 희망한다는 수요조사 결과는 허수가 포함된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 의대 교육은 현재 정원 3000명에 딱 맞게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서 두 배 이상인 2800여명에서 3900여명까지 (확대) 계획을 한다고 한다"며 "갑자기 이들을 가르칠 교수들은 어디서 나타나고, 학생들을 감독할 학교의 시설과 실습 교육 등의 여력이 뻥튀기 튀듯이 두 배로 나타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 증원의 근거가 더 필요하다"며 "지금 국민이 느끼는 필수 의료의 붕괴 문제는 흉부외과나 심장혈관외과 부분에서 훈련된 능숙한 의사가 꾸준히 필요하다는 것인데, 현장은 열악하고 법적으로 분쟁도 많기 때문에 의사들이 견뎌내질 못하고 떠나게 되는 상황"이라며 의대 증원보다는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공의대 설립에 관해서는 "거기서 배출된 의사들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 영역에서 지속해서 일할 수 있을까의 문제가 있다"며 "그것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인지, 국민이 동의하고 지원하는 분들이 받아들일지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 정원 확대 수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의대에서 제시한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으로 나타났다. 3058명인 현재 정원 대비 70.3∼93.1% 늘리자는 것이다. 또 각 대학은 정원을 지속해서 확대해 2030학년도에는 최소 2738명, 최대 3953명 추가 증원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