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55만명의 주식 유튜브 채널에서 종목을 추천하면서 선행매매해 58억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선행매매는 사전에 입수한 정보로 정상적인 거래 이전에 주식을 매도·매수해 차익을 얻는 행위다.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정환씨의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경제 분야 유튜브 구독자 수 13위, 주식방송 관련 유튜브 구독자 수 4위인 유튜브 방송을 운영하는 일명 '슈퍼개미'로 이름을 알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송에서 각 (주식) 종목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를 매도할 수 있다거나 매도했다는 점을 알렸으므로 (김씨가)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매수 추천 또는 매도보류 추천으로 보이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같은 방송에서 매도를 권유하거나 신규 매수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며 "방송내용은 시청자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르게 적용될 수 있고 이를 일괄적인 매수 추천 또는 매도 보류 추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검찰이 범행 시기로 본 기간에 문제가 된 종목들에 대해서는 외부 호재성 정보와 이로 인해 주가가 올랐던 것이 확인돼 김씨의 발언과 주가 상승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무죄가 선고됐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오해받을 소지가 분명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특히 김씨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해 거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른 구독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고 했다.
김씨는 "무죄 판결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항상 조심하겠으며 유튜브 방송 같은 건 하지 않겠다"며 "제가 주식매수에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했고 재판부의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주식방송에서 5개 종목을 추천하면서 선행매매해 약 5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됐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