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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달라진 금감원 특사경…카카오 처벌 자신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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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출범 후 역할 미미…카카오 수사로 존재감 드러내
압수수색으로 카카오 측과 금융·법률 전문가 간 대화 녹취 자료 확보
오너 이례적 공개 소환에 법인 검찰 송치…'경제 검찰'로서 위상 올라가

위상 달라진 금감원 특사경…카카오 처벌 자신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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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1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며 배재현 대표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다. 그로부터 4일 후인 23일에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 출석했다. 금감원에 대기업 오너가 소환된 것도, 피의자용 포토라인이 설치된 것도 첫 사례였다. 금감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포토라인을 설치했다"고 설명했지만, 특사경의 달라진 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지휘를 받는 특사경이 출범 4년 만에 존재감을 드러낸 건 반부패부 '특수통'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의 수사 경험과 전문성이 이번 카카오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자신감으로 작용해서다.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관련자들의 처벌 수위에 따라 특사경의 수사 실력이 판가름 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사경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 만큼 이들의 처벌을 확신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크다.


카카오 수사로 '자본시장 경찰 위상' 올라가

2019년 7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수사에 특화된 '자본시장 경찰' 목적으로 공식 출범한 금감원 특사경은 민간인 신분이지만 검찰 지휘를 직접 받아 경찰과 같은 수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사법경찰직무법에 따라 금감원 직원 중 금융위원장의 추천을 거쳐 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임명하는 사법경찰관 등으로 구성된다. 금융당국이 긴급조치(패스트트랙)로 검찰에 이첩한 사건 등에 한해 압수수색, 통신 조회, 출국금지 등 강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특사경은 전국에서 약 2만2000명이다. 중앙행정기관에 소속된 특사경이 1만5000여명, 지방자치단체 소속이 7000여명이다. 경찰 전체 인원 13만3104명의 16.5% 정도다. 금감원 특사경은 인원이 20명에도 못 미친 소규모 조직으로 그동안 뚜렷하게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10건 안팎의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위상 달라진 금감원 특사경…카카오 처벌 자신하는 이유는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10월23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호 사건은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의 선행매매 혐의 수사였다. 증권사 관련자들이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사건 관심도나 파급력이 크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특사경의 뚜렷한 역할이 미미했다. 그러나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이후 힘이 실리면서 서서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시작은 하이브다. 지난 5월 방탄소년단(BTS)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하이브 직원들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자본시장 경찰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번 에스엠의 시세조종의 경우 직접 수사 확대에 방점을 두고 김범수 센터장을 공개 소환하면서 전문 수사팀 못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 수사로 주요 금융범죄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 넘겨주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수사기관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와 법조계 등에서는 '재계 거물급' 김범수 센터장을 포토라인에 처음으로 세웠다는 건 특사경이 이번 수사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이복현 금감원장은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대형사를 타깃으로 대형 수사에 나선 것 역시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권영발 실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이복현 금감원장의 첫 국장급 인사에서 40대 부서장에 발탁된 인물이다. 1973년생으로 2000년 금융감독원 공채 1기로 입사해 특사경 실장을 맡기 직전 조사기획국 팀장으로 조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특사경 출범 당시에는 황진하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이 2년6개월간 특사경 실장을 맡았다. 권 실장 직전에는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김충우 실장이 이끌었다.


위상 달라진 금감원 특사경…카카오 처벌 자신하는 이유는

공개매수 방해 '결정적 증거' 확보?

배재현 대표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올해 2월 에스엠 경영권 인수 공방이 벌어졌을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여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이 당시 기타법인을 통해 주식을 매집해 매수 주체를 의도적으로 숨기는 등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법원 역시 이런 부분을 받아들여 배재현 대표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에스엠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5% 보고)를 하지 않은 부분도 역시 고의성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특사경은 이들의 행위가 공정한 증권 거래와 기업 지배권 경쟁을 위한 자본시장법의 핵심 제도인 불공정거래 규제, 공개매수제도, 대량보유보고의무(5% 룰) 등을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사경과 검찰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강제수사 과정에서 녹취 자료 등 김 센터장이 시세조종에 관여한 사실을 입증할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에 정통한 관계자는 "카카오·카카오엔터 사옥과 카카오 측을 자문한 법무법인 율촌, 김 센터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김 센터장의 '하이브 공개매수 방해 작전'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얻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는 카카오 측 경영진과 금융·법률 전문가 그룹 간 대화 녹취 자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경이 검토하고 있는 김 센터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경우 검찰과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특사경의 위상은 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론스타가 2011년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벌금 250억원을 확정받을 당시 금감원과 검찰이 론스타 이사회 녹취록과 녹음테이프를 확보해 유죄를 입증했다"면서 "특사경이 각종 비난을 감수하고 이례적으로 김범수 센터장을 공개 소환하고 포토라인에 세운 것은 카카오 사건도 유사한 증거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범수 센터장이 금감원에 출석할 당시 법무부에서도 피의자 등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포토라인 금지' 규정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의 행보는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특사경은 지난 달 26일 배재현 대표와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송치할 때도 검찰과 사전 협의를 충분히 거쳐 기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법원이 밝힌 배재현 대표의 구속 사유도 확보된 증거 자료로 객관적 사실관계가 상당 정도 규명됐다는 것인데, 이는 주요 인물에 대한 영장이 잇따라 기각된 론스타 사건 때보다 수사기관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특사경은 카카오의 에스엠 시세조종과 관련해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합리적 투자 판단을 저해해 손해를 끼친 것은 물론, 인수 경쟁에서 '불법과 반칙'이 승리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금융 전문가 그룹, 법률 전문가 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건으로 자본시장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현재 김범수 센터장을 비롯해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송치를 진행 중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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