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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핵가족?…家는 남고 族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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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보다 더 분화된 '핵개인' 시대
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의 관찰

"우리는 모두 쪼개지고, 흩어지고 홀로 서게 될 것입니다. 핵가족을 넘은 ‘핵개인’ 시대입니다."


‘시대예보:핵개인의 시대’의 저자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자신을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라 자처한다. 수많은 데이터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는 의미다. 사회의 변화에 민감했던 그가 제시한 것은 ‘핵개인’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술 발전으로 지금껏 사회를 유지하던 체계가 바뀌면서 ‘핵개인’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핵가족마저 분화되는 시대에 등장한 ‘핵개인’은 쪼개지고, 흩어지고, 홀로 서는 존재다. 디지털 도구와 AI 발전으로 기존 사회 속 권위가 쪼개지며, 100세에 이르는 생애 주기에서는 조직의 테두리와 가족의 울타리가 흩어진다. 자신의 역량과 생존을 고민하며 홀로 서는 시대 속 새로운 개인이다.


핵개인은 보다 경계에 둔감하다. 이들은 국경을 넘은 문화권의 융합에 거부감이 없고 공동체 생활에도 익숙하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에 익숙해지면서 가족 행사와 만남도 자연스레 줄었지만, 가까이 살면서 서로를 챙기는 이웃 공동체가 관계망 속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홀로 어린아이를 키우는 여인과 아이의 입주 도우미 역할을 했던 조선족 할머니, 그 할머니가 다시 돌보기 시작한 90대 할아버지가 주말이나 명절에 모여 연대하는 대안 가족의 형태도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핵개인 시대에 ‘가(家)’는 남고 ‘족(族)’이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핵개인이 더 이상 변종이 아닌, 표준이 되는 미래를 내다본다. K문화의 세계적 유행부터 AI 비서의 일상화, 학벌 인플레이션, 다문화 가정과 저출산의 인구 구조, 고령화사회 속 효도의 종말까지 다양한 부분의 변화를 짐작했다. 이를 통해 다가올 시대를 예보하고 각자 생존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한다.


무조건적인 경쟁에서 이기라는 것은 아니다. ‘근근이 먹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각종 플랫폼으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지만 모두가 같은 일을 하면 소비자는 줄어든다. 작가가 내다본 미래는 ‘느슨한 품앗이 장터’다. 일종의 창작자 간 물물교환, 노동교환이다. 웹소설가가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모티콘을 사주고, 일러스트레이터가 웹소설을 구독해주는 식이다. 과거 한 동네 통닭집 주인이 이웃 세탁소에 옷을 맡기고, 세탁소 주인은 그 옆 슈퍼에서 음료수를 구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온라인이 동네 상권화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기려는 경쟁에서 내려오고 보여지는 것의 구속을 벗어던질 때 스스로를 인정하고 돌아볼 수 있다"며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최고’라는 상대값이 아니라 ‘최선’이라는 절대값을 추구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거창한 출발에 비해 결론은 다소 선문답스럽다. 작중에 등장하는 사례들도 기시감이 가득하다. ‘배달 전화를 못 하는 젊은 세대’, ‘야근하라고 눈치 주는 직장 상사’는 물론 ‘명품 브랜드 샤넬처럼 자신만의 가치를 살리고 최고급으로 나서면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노려야 한다’는 주장은 누구에게나 식상한 말들이다. 때론 ‘핵개인’의 의미도 갈팡질팡한다. 정밀한 수치에 기반한 사례와 분석이 담겼다기보단 오히려 감상에 가깝다.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것은 현대인에겐 정보는 이미 넘쳐나기 때문에, 잠시 멈춰 서서 고민할 거리를 건네준다는 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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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핵개인의 시대 |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 | 340쪽 | 2만1000원

[빵굽는 타자기] 핵가족?…家는 남고 族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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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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