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소니언동물원, ‘역대급 이별’ 이벤트
"워싱턴의 판다, 이 세마리가 마지막일 수도…"
올해 말 미국을 떠나 중국 반환을 앞둔 판다 가족을 위해 미국 워싱턴DC 동물원이 9일간 환송회를 열었다.
2일 중국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일(현지시각)까지 ‘판다 축제: 역대급 이별(Panda Palooza: Giant Farewell)’이라는 제목의 송별 행사를 열었다.
기념 촬영, 콘서트, 그림 그리기, 공예품 만들기 등 각종 프로그램이 톈옌(26·수컷)과 메이샹(25·암컷), 그리고 슬하의 샤오치지(3·수컷)의 환송을 기념했다. 샤오치지는 중국어로 '작은 기적'을 뜻한다.
환송회에서는 영화 ‘쿵푸팬더’와 샤오치지 1살 생일 비하인드 영상 상영도 열렸는데, 판다 티셔츠 등을 입고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은 판다 가족과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동물원 측은 이들을 위해 과일주스와 죽순을 층층이 쌓고 으깬 고구마와 당근, 꿀로 장식한 케이크를 제작했다. 중국 대사관에서도 맛난 축하 간식을 제공했다.
이들 판다는 미국과 중국은 데탕트(긴장 완화)를 상징하는 외교적 랜드마크로 활용됐다.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에는 지난 1972년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판다 두 마리를 보내면서부터 판다가 살기 시작했다.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 부부가 중국을 방문했는데, 베이징 동물원을 둘러본 부인 퍼트리샤 닉슨 여사가 만찬 자리에서 베이징 동물원에서 본 판다 이야기를 꺼내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동물”이라고 했다. 이에 저우언라이 총리는 “그렇다면 선물로 드리겠다”고 했다.
앞서 중국은 1949년 공산당 집권 뒤 판다의 국외 반출을 전면 금지했고, 1957년 소련에 판다를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판다를 외교 수단으로 활용했다. 결국 닉슨 부부가 방중한 지 두 달 후 판다 한 쌍이 미국 땅을 밟았고, 닉슨 여사가 직접 맞았다.
메이향과 톈옌은 지난 2000년 10년 계약으로 미국살이를 시작해 총 3차례 계약이 갱신됐지만, 더 이상의 연장은 없었다. 부부가 낳은 4마리의 새끼 중 3마리는 2~3살 무렵 중국으로 돌아갔다. 2020년 8월 21일에 태어난 막내아들 샤오치지는 만 4살이 되기 전인 오는 12월 7일 이전에 중국으로 떠난다. 판다들이 떠나 우리가 문을 닫으면서 전담 사육사들도 다른 곳으로 배치된다.
동물원 측은 “돌봄 노하우가 있는 만큼 새 판다를 맞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워싱턴의 판다는 이 세 마리가 마지막일 수 있다”며 “트럼프·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취해진 관세부과·수출통제·투자제한 조치와 정찰풍선 파문 등으로 두 나라 사이의 불신은 깊어졌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에 남아있는 판다는 총 7마리인데, 샤오치지 가족 외에 애틀랜타 동물원의 4마리 판다들도 계약연장을 하지 않는 한 내년에 중국으로 반환된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양국 실무팀이 판다 보존 및 연구에 대한 향후 작업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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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각) “판다는 백악관, 국회의사당과 함께 워싱턴의 상징이었다”라며 “판다의 반환이 임박함에 따라 이 동물원의 50년 이상 된 자이언트 판다 프로그램의 앞날은 불안정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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