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길었던 연휴 후 찾아오는 '명절증후군'…이렇게 예방하세요

추석 연휴에 임시공휴일, 개천절까지 길었던 6일간의 연휴가 끝나간다. 긴 연휴 뒤에는 명절증후군이라는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명절증후군은 무기력, 우울증, 불안감 등 정신적 증상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통증 등 신체적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HR테크 전문기업 인크루트가 회원 10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2%(832명)가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남녀 모두 명절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가족·세대 간 대화로 인한 갈등을 꼽았고, 그다음으로 남성은 장거리 운전(18.9%), 여성은 음식 준비(33.3%)를 각각 지목했다.

[사진제공=힘찬병원]

류승열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긴 연휴가 지나면 육체적 피로를 호소하지만 외상이 없어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식 못 하는 경우가 있다”며 “명절 뒤 생긴 통증은 외상보다는 자세나 과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가사를 전담하는 중년 여성들은 쉽게 피로가 누적되며 후유증도 길게 지속될 수 있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명절 노동 집중되는 주부들…수시로 관리해줘야

명절 기간 가장 바쁜 주부들은 가사 노동을 적극적으로 분담하는 등 가족들의 배려가 필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사다 나르고 수시로 상 차리기·치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허리, 어깨, 손과 손목에 무리가 가면서 갑작스러운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허리 근육과 인대의 피로도가 증가해 급성 요통이 발생하기 쉽다. 손목은 손상이 누적돼 발생하는 손목 건초염의 발병률이 높은데 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며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어깨 통증은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일시적인 통증이 대부분으로 찜질이나 진통제를 복용하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중년 이후라면 근육 및 힘줄이 직접 손상된 경우일 수 있어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게 좋다. 명절증후군으로 인한 어깨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가사에 앞서 스트레칭으로 관절·근육을 충분히 이완해 주는 게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나를 때 어깨 힘만 쓰기보다는 몸에 바짝 붙여 들면 어깨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선 자세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팔을 늘어뜨린 후 원을 그리거나 어깨를 으쓱으쓱 올렸다 내려주는 동작을 해주면 어깨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어깨를 많이 사용했다면 온찜질도 필요하다. 명절 후에도 가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반복적으로 아픈 관절을 사용하게 될 수 있는데, 초기 통증 발생 시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고 아픈 부위를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절하다 허리 다칠 수도…바른 절하기는 어떻게?

차례와 성묘는 추석 때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성묘는 평지보다는 비탈진 산길을 올라야 하는 경우가 많아 오르고 내려올 때 주의가 필요하다. 성묘 시 주변 잡초를 뽑을 때도 무릎을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게 되고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무릎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차례상 제기나 음식, 벌초용 도구까지 챙겨 가는 경우 무릎의 부담은 더 커진다. 내려올 때는 자세를 낮춰 천천히 내려오고 무릎에 통증이 있다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준다. 돌아와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과 따뜻한 물로 샤워나 찜질을 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성묘객들이 성묘를 하고 있다./인천=강진형 기자aymsdream@

절을 할 때는 대부분 무릎을 편 상태에서 허리부터 구부리게 되는데 이는 상체의 하중을 허리가 버텨야 해 허리에 많은 부담을 준다. 특히 허리를 굽히는 절을 반복하면 디스크 돌출을 일으킬 수 있다. 정확한 자세로 절을 하려면 무릎을 꿇으면서 자세를 낮춘 후 허리를 숙여야 한다. 일어설 때는 역순으로 상체부터 들어 허리를 바로 세우고 무릎을 펴며 일어나야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평소 절할 때 무게 중심이 한쪽 다리나 어깨에 쏠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만약 뻐근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안정과 휴식을 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붓기나 열감이 있는 때는 얼음찜질을 하면 호전될 수 있으며 열감이 없을 때는 온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통증이 완화된다.

류승열 원장은 “삐거나 접질려 관절이 붓고 열이 나면서 아플 때는 우선 3일 정도는 얼음찜질을 해주고, 5일 정도가 지난 후에 열과 부기가 가라앉은 후에 뜨거운 찜질을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며 “심하지 않더라도 지속되는 통증을 참고 방치하다 보면 관절염으로 악화할 수도 있으므로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될 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