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7일(현지시간) 국채금리와 유가 상승세 속에 혼조 마감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61%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국제유가도 3%이상 뛰어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61포인트(0.20%) 하락한 3만3550.27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98포인트(0.02%) 오른 4274.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24포인트(0.22%) 상승한 1만3092.85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 내에서 에너지, 산업, 통신, 기술 관련주는 올랐고, 유틸리티, 부동산, 헬스 관련주는 하락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주가 2%이상 뛰었다. 데번에너지와 마라선오일 모두 4%이상 오름폭을 나타냈다. 코스트코는 전날 장 마감 후 공개한 실적이 예상을 웃돌면서 2%가량 상승했다. 마이크론은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강보합 마감했다. 테슬라는 1.47%, 애플은 0.89% 미끄러졌다.
투자자들은 국채 금리, 유가 움직임과 함께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전날 3대 지수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국채 금리가 뛰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었다. 이에 따라 이날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 및 유가 상승 속에도 일부 반발 매수세가 확인되기도 했다.
AXS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큰 우려사항"이라며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뿐 아니라 높은 차입비용이 기업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도 우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향후 몇주간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금리는 이날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10년물 금리는 4.61%를 돌파했다. 2007년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5.13%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장중 106.8을 돌파해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이날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29달러(3.64%) 오른 배럴당 93.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2년 8월 29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상승률은 올해 5월 5일 이후 최대다. 11월 인도 브렌트유 역시 2.8% 오른 배럴당 96.5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깜짝 증가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8월 내구주 수주는 전월 대비 0.2% 증가한 2847억달러로 집계됐다. 0.5% 감소할 것이라는 월가 전망과 달리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이처럼 예상을 웃도는 강한 지표는 Fed의 긴축 전망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앞서 Fed는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점도표 상 내년과 내후년 금리 전망도 끌어올린 상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다음날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 나선다. Fed 3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9일 발언한다. 이들이 내놓는 통화정책 관련 코멘트가 국채 금리 추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지 눈길을 끈다. 오는 29일에는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공개된다. 월가에서는 PCE 상승폭이 전년 대비 3.9% 안팎으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리스크도 주목하고 있다. 셧다운을 막기 위해서는 2024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1일 전에 미 의회가 예산안을 처리해야만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들이 임신 예산안 마련도 막아서면서 여전히 교착 국면이다. 앞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의 국가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CNN 인터뷰에서 "정부의 셧다운이나 자동차 파업이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러한 하방 시나리오가 경제에 영향을 준다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덜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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