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직 대통령 예방 자연스러운 일"
확대 해석경계, 보수층 통합 효과 기대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놓고 정치적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 예방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특별한 의미 부여를 경계했지만, 내년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보수층 통합을 노린 행보란 평가가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약 50분간 회동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 특별 사면된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김 대표에게 '총선을 잘 이끌라'는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회동 요청에도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에게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뵙는다고 했더니 만나 뵈면 '한번 모시고 싶다'고 말씀을 전해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오늘 박 전 대통령에게 전해드렸더니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해 4월12일 박 전 대통과 한 차례 회동한 바 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 예방 의미에 대해 이철규 사무총장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신 것과 김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이셨고, 여러 고초를 겪고 나와 계시기 때문에 어른을 찾아뵙고, 인사도 드리고, 과거 국정 경험에 대한 말씀도 듣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총선을 7개월을 앞두고 이뤄진 회동인 만큼 보수 진영 통합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난다. 김 대표는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보수가 대단합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 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이 가진 경험이나 영향력을 함께 대동단결하도록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외연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2일 김 대표는 신당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공동대표를 만났고, 지난달 31일에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조찬 회동을 하기도 했다. 전통적 보수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면서도, 중도층을 공략해 진영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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