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中철강 저가 공세’ 인도는 반덤핑, 美·EU도 제재 준비…韓은?

시계아이콘02분 1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중국이 내수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자 과잉 생산 상황에 놓인 철강 제품을 저가에 해외로 내다 팔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리 기업들과 정부도 중국산 제품의 국내 대량 유통에 따른 피해에 예의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2018년부터 중국산 철강 휠(타이어에 주로 쓰이는 납작한 철강)에 1t당 613달러를 부과해오던 반덤핑 관세를 5년 연장하기로 했다고 인도 일간지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보도했다. 인도 재무부는 관세 연장 배경에 대해 “중국 철강업체들은 철강제품을 덤핑 가격으로 제3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4~7월 중국은 인도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60만t을 판매했다.


‘中철강 저가 공세’ 인도는 반덤핑, 美·EU도 제재 준비…韓은?
AD

중국은 침체된 내수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올해 상반기 철강 수출을 급격하게 늘렸다. 철강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의 경우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1~7월 523만4900t으로 전년(406만7204t) 대비 30%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전년 대비 87.8% 늘어난 선재였다. 선재는 건축용 볼트나 너트, 자동차 부품, 교량 등에 쓰이는 스프링 모양의 철강이다. 중후판(74.4%), 석도강판(64.8%), 봉강(57.9%)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규모 면에서는 열연강판 수입량(101만9539t, 16.5% 증가)이 가장 크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의 과잉생산을 겨냥해 고율관세를 매기는 '글로벌 지속가능 철강협정(GSSA)'을 만드는 중이다.


앞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18년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자국 철강 가격 경쟁력이 악화하자 대중 규제에 나섰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조치였지만 한국과 EU 등도 유탄을 맞았다. 당시 EU가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면서 관세 분쟁이 벌어졌다.


그러다 2021년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고율 관세를 잠정 유예하고 2023년 10월까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약정을 만들자'고 합의했다. 그게 바로 'GSSA'다.


약정을 만들기로 한 10월까지 두 달이 채 안 남았지만, 또 다른 당사자인 한국은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철강협회 주최로 열린 '스틸 코리아(Steel Korea) 2023'에서 “굉장히 독특한 협상이 미국과 EU 간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다”며 “GSSA 타결시 철강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한국과 일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협상 과정에서 입장을 반영할 기회가 없다”고 했다. “한국으로서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실제로 타결되면 우리의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中철강 저가 공세’ 인도는 반덤핑, 美·EU도 제재 준비…韓은?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GSSA를 두고 미국과 EU 간 입장 차이도 존재한다. 고 선임연구원은 "중국 등 철강 생산국이 일정량의 탄소배출량을 초과하면 25% 이상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미국 관심사"라며 "EU는 (중국 등) 특정국에 대한 과잉 철강 생산 규제보다는 자신들의 탈(脫)탄소화 정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용종 단국대 교수는 “미국과 EU 간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이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통상적으로 서둘러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과잉생산과 관련해 우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산 철강 수입 증가와 관련해 반덤핑 제소나 정부에 건의를 계획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덤핑으로 이윤 감소 등 국내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경우 먼저 한중 민관채널을 통해 대화로 요청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생산자인 기업이 자국에 있는 무역위원회에 제소하게 된다. 판매량 감소, 시장점유율 하락 등을 증명할 자료 1~3년치를 제출해야 한다. 중국산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제품에는 2021년부터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하반기 감산 계획을 밝힌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예정”이라며 “탄소강 불공정 행위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중국산 수입량이 늘긴 했어도 아직은 피부로 못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기 불황으로 국내 가전시장이나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국내 철강 제품 가격도 많이 내려간 상태”라며 “또 중국산 수입량이 늘어도 조선사나 자동차사 등 대기업들은 기존 거래 철강사를 함부로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의 하루 조강생산량은 이달 들어 감소하기 시작했고 중국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바오산강철도 올해 생산량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 폭이 커지며 중국 고로 마진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며 “평년과 비슷하게 올 3, 4분기 중 중국이 본격적 감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AD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반덤핑을 제소하면 준사법기관인 무역위원회에서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GSSA에 대해서도 기업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