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수출’ 논란을 빚은 보툴리눔 톡신(BTX)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기업별로 희비가 갈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BTX 제제 ‘보툴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3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한 수치다. 국내 BTX 및 필러 매출이 40% 가까이 늘면서 매출액 증대를 이끌었다. 해외 시장에서도 BTX와 필러 제품군의 매출은 17.8% 증가했다. 휴젤의 전체 매출 절반가량을 BTX 제품군이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BTX 매출이 상당 부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디톡스 역시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액 증대를 이뤄냈다. 메디톡스의 올해 2분기 국내와 해외 시장을 더한 BTX 제품군 매출액은 279억원에 달한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는데, 메디톡스의 2분기 BTX 제제 국내 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대비해보면 BTX 제제의 국내 매출은 198%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해외 매출은 11% 감소했다.
이에 견줘 대웅제약은 주요 BTX 업체 중 유일하게 2분기 BTX 제제의 매출이 줄었다. 대웅제약의 BTX 제제 나보타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9% 감소한 32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웅제약은 북미 지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해외 판매 국가를 늘리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도 에볼루스는 이탈리아에 나보타(유럽명 누시바)를 출시한 바 있다.
올해 2분기 톡신 제품군의 매출 변화에 대해 기업들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놨다. 휴젤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선전과 유럽 23개국 진출 완료로 성장세를 보였다"며 "국내 시장 역시 전문의약품 온라인 채널에 입점해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도 "일회성 지급수수료 등의 영향이 제거되고 주력 사업 영역의 매출이 성장한 덕분"이라며 "국내 매출은 주력 품목으로 올라선 BTX 제제 코어톡스의 판매 성적이 좋았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생산공장의 일시 가동중단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뿐 아니라 바이오 공장은 정기적으로 공장을 닫고 내부 설비를 정비하는 공정효율화 일정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1월부터 4월까지 나보타 생산기지의 공정효율화 기간이어서 상반기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하반기 BTX 시장이 전체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시장 진출국이 점차 늘어나는 동시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간접수출 관련 법적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앞서 대전지방법원은 식약처가 간접수출 과정에서의 유통을 문제 삼아 메디톡스에 내린 제조중지 명령 및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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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BTX 제제의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올해 최대 실적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나보타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지난 5월 제3공장 건설을 결정했다"며 "올해 하반기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매출은 계속해서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젤 관계자 역시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매출이 잘 나오고 있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이 잘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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