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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44%,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좀비기업 속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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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 이자보상배율 분석
고금리, 경기 둔화에 한계기업 증가…국내 경제 ‘뇌관’ 우려

상장사 44%,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좀비기업 속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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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올해 1분기 국내 상장사 중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1을 밑도는 기업 비율이다. 상장사 절반가량이 돈을 벌어도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신세였다는 의미다. 여전히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런 부실기업은 2분기에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좀비기업(한계기업)'이 늘어 국내 경제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준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으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하지만, 1 미만이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분류한다. 3년 연속 1 미만이면 한계기업(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으로 간주한다.


상장사 44%,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좀비기업 속출 경고음


부실기업 비율 지난해 1분기 33.7%→올해 1분기 43.8%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집계가 가능한 국내 상장법인(코스피·코스닥) 1665개사의 올해 1분기 이자보상배율을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곳은 730개(영업적자 603개 포함)로 전체의 43.8%를 차지했다. 에프앤가이드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의 경우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율은 33.7%(영업적자 583곳 포함 726개사)였다. 상장사 3곳 중 1곳이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 고금리 탓에 지난해보다 부실기업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몸집이 제법 큰 기업조차도 고금리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쇼핑, 효성, 한진칼, 효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이마트, 풀무원 등이 이자보상배율 1 미만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22년에 이어 올해(1분기 기준)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인 곳도 많았다. 한국전력,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알테오젠, 루닛, 오스코텍, 신풍제약, 보로노이, HLB생명과학, 레고켐바이오, 이오플로우, 롯데관광개발, 에스티큐브, 하이드로리튬, 제이엘케이, 엔케이맥스, 젬백스 위지윅스튜디오, 솔트룩스, 네패스, 이엔플러스, 네이처셀, 케이엠더블유,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신라젠, 뷰노 등이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도 있다. 한진칼과 롯데쇼핑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여행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2021년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0.19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에도 0.59에 그쳤다. 롯데쇼핑 역시 2021년 0.43에 불과했고 2022년과 올해 1분기에는 각각 0.77, 0.78을 기록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올해 기업들의 채무 이행 능력이 지난해와 비교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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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비율 6년 새 2배가량으로 늘어

이에 따라 기업 부실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계기업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 중 17.5%가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사 중 한계기업 비중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6년 9.3%에서 2017년 9.2%, 2018년 11.2%, 2019년 13.7%, 2020년 15.2%, 2021년 16.5%, 2022년 17.5%로 꾸준히 오르며 6년 새 2배가량으로 늘어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재무지표가 공개된 외부감사대상 기업 2만327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계기업은 증가 추세다. 지난해 3017곳으로 1년 새 241곳(8.7%)이나 늘어났다. 특히 한계 상황에 처한 기업이 늘어나는 속도도 부쩍 빨라졌다고 짚었다. 전체 외부감사 기업에서 '좀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9%로 2017~2022년 연평균 10.1%씩 증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한계상태에 빠진 상장사가 411곳으로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255곳)와 2008년 금융위기(322곳) 때와 비교해도 훨씬 많다. 전체 상장사 10곳 중 2곳이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2020년부터 확산한 코로나19, 급격한 금리 인상, 최근의 경기 악화 등이 한계기업의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안정적 금융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감소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2분기 이후 감소하는 등 현금흐름이 점진적으로 악화하면서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짚었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 한국은행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점차 완화되던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 다시 악화했다. 민간부채가 증폭된 점도 우려 요인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빚투(빚내서 투자)'가 꺾이지 않으며 지난해 민간부채가 4833조원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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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한계기업으로 진입하면 그 빈도가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만성화되는 경향이 큰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박찬균·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한계기업이 다음 해에도 한계기업에 머무를 확률은 2002년 68%에서 2017년 75%로 높아졌다"라면서 "한계기업 상태에 진입한 기업이 한계기업을 벗어나는 데 소요된 평균 시간은 3.8년으로 10년 넘게 한계기업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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