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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서 아이디어 얻었다"…없어서 못사는 '아사히 생맥주 캔' 탄생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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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맥주, 거품 생기면 품질 불량"서 착안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4억개 돌파

한국에서도 없어서 못 산다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이 실제로는 불량품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개발에 무려 4년이나 걸린 이 제품은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4억개를 돌파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 산하 니케이산업신문은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 탄생 비화를 소개했다. 이 맥주는 캔 뚜껑을 따면 생맥주처럼 거품이 솟아나는데,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4억 개를 돌파할 정도로 일본 안팎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상품이다. 이 인기 뒤에는 4년이라는 지난한 준비 기간이 있었다. 개발 착수부터 시제품을 만드는 데까지만 4년. 버린 시제품만 100개에 달하는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였다.


"불량품서 아이디어 얻었다"…없어서 못사는 '아사히 생맥주 캔' 탄생비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 제품 사진.(사진출처=아사히맥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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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 캔 탄생의 시작은 토요잉크홀딩스 산하 토요 케미컬(토요켐)과 아사히맥주가 개최한 기술 교류회였다. 토요켐은 캔 맥주 내면에 바르는 도료를 만든다. 이 도료는 캔의 금속 성분이 맥주에 녹아 나와 맛이 변질되거나, 맥주로 캔이 부식되는 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캔이 맥주 맛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되기 때문에, 거품을 방지하는 것도 도료의 역할이다. 거품이 발생하면 불량 도료로 취급하게 된다.


아사히맥주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음식점에서 파는 생맥주와 캔 맥주 맛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거품이기 때문이다. 캔 맥주도 생맥주처럼 섬세하고 크리미한 거품을 만든다면 어떨까. 불량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두 회사는 생맥주 캔 개발에 들어갔다. 토요켐은 '거품을 일으키는 도료는 불량품으로 취급하는데 수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클레임이 들어올 만 한 도료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주저했지만 이를 설득해 합작을 시작했다.


아사히맥주와 토요켐은 2017년부터 생맥주 캔 개발에 들어갔다. 거품을 내는 원리는 캔 내부의 미세한 요철에 있다. 캔 맥주를 따면 거품이 나는 이유는 가스를 충전한 캔을 열었을 때 발생하는 기압 차이 때문이다. 이를 내부 요철로 증폭시키는 것이다. 캔 내부에 요철을 얼마나 섬세하게 구현하는가가 관건이다.


구조는 간단해 보이지만 개발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알갱이 모양의 요철을 만들어 시험해봤지만 울퉁불퉁하기만 하고 거품은 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도달한 것은 드문드문 파인 크레이터 모양과 같은 구조였다. 눈으로 보거나 만져서는 알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게 요철을 구현했다.


"불량품서 아이디어 얻었다"…없어서 못사는 '아사히 생맥주 캔' 탄생비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 출시 당시 포스터.(사진출처=아사히맥주 홈페이지)

거품은 일으켰지만 제품 생산까지는 놓인 과제가 산더미였다. 크레이터 크기와 밀도를 바꾸는 등 도료 제조만 여러 번 재검토를 거쳤고, 시제품을 100개 이상 만들어 실험했다.


2021년 4월 일본 출시를 앞두고도 거품을 극대화하기 위한 개발은 계속됐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실험실에서 거품이 잘 나도 공장에서 생산하면 거품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도료를 바르는 방법, 맥주를 따르는 방법, 캔 맥주에 온도 등 변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여러 시도 끝에 만들어진 생맥주 캔은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당시 해당 제품은 일본에서도 품귀 현상을 빚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업소 수요도 잡았다. 최근 생맥주를 이 캔맥주로 대체하는 음식점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규동 프랜차이즈 마쓰야는 올해 봄부터 생맥주를 없애고 대신 이 맥주를 판매한다. 업소용 생맥주는 개봉 후 3일 이내에 다 소비하지 않으면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기계를 세척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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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이산업신문은 "실패를 실패로 넘기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팀의 자세가 회사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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