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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꾸는 M]⑧위상 높아진 창업 생태계...'창업 열풍'에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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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꾸는 M]⑧위상 높아진 창업 생태계...'창업 열풍'에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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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대형 전시장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개막한 ‘비바 테크 놀로지’에서는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받았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전 세계 스타트업과 유럽 지역 투자자가 만나는 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다. 올해는 140개국에서 2500개 스타트업과 각종 기술 기업이 참여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디지털통신부 장관은 개막 연설에서 “올해 행사는 ‘한국의 해’입니다. 프랑스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공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타트업 불모지였던 한국이 어느새 세계적으로 그 위상을 인정받은 것이다.


정부가 2000년대초 '벤처 붐' 주도

창업 생태계에 대한 위상은 지난 30년 동안 급속도로 높아져왔다. 창업·벤처 생태계의 태동기였던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은 주로 제조부품 공급자 역할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제1차 벤처붐이 불면서 혁신의 주체로 주목받았다. 1996년 개설된 코스닥 시장으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졌고, IT 관련 업계가 빠르게 규모를 키우며 인터넷 보급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당시 침체된 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창업 생태계를 키우는 정책을 내세운 것이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이후 5년간 벤처기업 2만개를 창업지원하고, 9000억원의 벤처 지원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실제로 2000년에는 2115억원, 2001년에는 2200억원에 달하는 창업 자금을 지원했고, 교수나 연구원의 실험실 창업이 가능하도록 실험실을 공장으로 등록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를 통해 기술력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이 원활하게 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또 이미 설립된 벤처들에 대해서도 벤처투자 재원 1조원을 조성해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과 지방 기업에 우선 투자하기도 했다. 벤처기업의 코스닥 시장 등록 요건을 완화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첨단기술 벤처가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세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창업 후 2년 안에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은 기업은 6년 간 소득세와 법인세 50%를 감면했다. 엔진 및 엔젤조합에게는 투자금액의 30%를 소득공제해주는 등 다양한 조세지원 정책을 펼쳐나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벤처 열풍은 급속도로 사그라들었다. 당시 진승현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 정현준 게이트, 윤태식 게이트 등 벤처 4대 게이트가 터지면서 정치 권력과 벤처 기업인들이 연루가 계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벤처=사기꾼’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투자가 끊기기 시작했고, 정부에서는 벤처기업 건전화 방안까지 내놓으면서 인식개선에 나섰다.


‘정부주도→민간협업’…다시 살아난 창업 열풍
[세상 바꾸는 M]⑧위상 높아진 창업 생태계...'창업 열풍'에 큰 힘 창업보육센터 전경[사진=아시아경제DB]

2010년대 중반을 들어서면서 우리 사회는 ‘제2의 벤처붐’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이 활발해지면서 창업 생태계가 다시 꽃피울 수 있던 것이다. 2014년 박근혜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에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탄생시키면서 창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특히 전국에 마련된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주요 대기업들과 연계해 1대 1 전담지원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정부 지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과 협업을 통해 규모와 실효성을 더욱 키운 것이다. 예컨대 대전·세종은 SK그룹이, 대구는 삼성그룹, 충북은 LG그룹, 광주는 현대차그룹이 맡는 방식이다.


이는 문재인정부에서 되레 창업지원 기능을 강화하면서 더욱 성과를 높였다. 촛불정국으로부터 힘을 받은 문재인 정부였지만 색깔 논쟁을 떠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살린 것이다. 2018년 주무부서를 당시 미래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하고 지방 창업기업 보육과 투자 기능을 병행하는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기관)로서의 기능을 더욱 견고히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창경센터는 지난 8년간 2조5607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를 유치하고, 3만8769개에 달하는 새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발전해나갔다. 대기업을 매칭해 하향식 지원 위주였던 창조경제센터의 방식을 지방자치단체와 중견·벤처기업, 대학 등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상향식 상생 협력센터로 바꾼 것이다. 체계적인 창업지원을 위해 노무·세무 등 새 기능을 더하기도 했다.


은행들도 앞다퉈 스타트업 지원 육성 프로그램과 핀테크랩을 만드는 방식으로 발전해나갔다. 산업은행은 스타트업 전시회인 ‘넥스트라이즈’를 매년 개최하고있으며,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도 유망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끌어주고 당겨주는’ 선배 창업가

‘창업 1세대’의 엔젤투자도 생태계 성장에 중요한 씨앗이 되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2007년 다음을 떠난 이후 2008년 투자회사 소풍(sopoong)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후진 양성에 나섰다. 특히 그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소셜 벤처기업에 관심을 보인다. 2014년엔 다른 벤처 1세대들과 힘을 모았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정주 넥슨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 벤처 1세대들과 함께 기금을 모아 벤처 자선 기업 'C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성공사례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는 2015년 두나무에 33억원의 지분투자를 하기도 했다. 이후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장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성공시키며 한때 기업가치가 10조원이 넘게 평가되기도 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초기 의장을 맡았던 김봉진 의장도 다양한 국내 스타트업들에 엔젤투자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1세대 창업가들이 후진 양성을 위해 투자하는 건 실리콘밸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페이팔 창업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서로에게 투자하는 등 끝없이 도우면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들이 세운 회사 가운데 10억달러 이상 가치를 가진 유니콘이 무려 8곳이나 된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스페이스X’, 스티브 첸, 채드 헐리, 자웨드 카림의 ‘유튜브’, 리드 호프먼의 ‘링크드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후배 창업가에게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간 페이팔 마피아가 투자한 기업이 646곳이 넘는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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